▶ ‘안전 고려’ 중국 고위급 전용기 대여
▶ 방탄 벤츠는 수송기로 새벽 이륙

현지시간 10일 김정은 위원장을 태운 벤츠 차량이 북한 경호 요원들의 방탄경호 속에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면담을 위해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떠나고 있다. <연합>
‘세기의 담판’에 나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은 출발부터 도착까지 전 과정이 한편의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북한은 중국에서 빌린 고위급 전용기와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를 1시간 간격으로 띄우는 등 김 위원장의 동선 노출을 철저히 차단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해 비행기 트랩에서 내려올 때에야 어떤 경로를 선택했는지가 확인됐을 정도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미북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기로 예정된 1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3대의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띄웠다. 새벽 이른 시간에 북한 고려항공 소속 일류신(IL)-76 수송기가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했고, 오전 8시30분께 중국 고위급 전용기인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4J6 항공기(CA-61편)가 평양을 출발한 데 이어 1시간 가량 후에 참매1호도 순안공항에서 출발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방탄차 등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IL-76은 비행속도를 감안해 미리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건 1시간 간격으로 비행에 나선 CA-61편과 참매1호의 움직임이었다.
김 위원장이 미북 회담이라는 ‘빅 이벤트’를 위해 중국 이외에는 사실상 처음으로 북한 영토를 벗어나는 것이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 언론의 최대 관심사였다. 그 중엔 그가 언제 어느 비행기를 탈 지, 항공기 급유·점검을 위해 중국에 잠시라도 들를 것인지 등도 포함됐다. 김 위원장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시해온 북한으로서는 그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동선 노출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연막작전으로 구체화했다.
실제 김 위원장이 탑승한 비행기와 관련한 전 세계 언론의 보도는 한 차례 크게 출렁였다. 당초에는 김 위원장의 CA-61편 탑승이 유력해 보였다.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이 비행기가 베이징 인근에서 갑자기 레이더망에서 사라졌다가 5분여 뒤 편명을 CA-122에서 CA-61로 바꿔 싱가포르로 방향을 튼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전 10시30분께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참매1호의 기종인 IL-62M 항공기가 베이징 남서쪽에서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음이 확인된 뒤 상황이 급변했다.
오리무중이었던 김 위원장의 탑승 비행기가 CA-61편이란 사실은 싱가포르 외무부가 오후 2시36분 김 위원장의 창이공항 도착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면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중국 영공을 지나는 동안 인민해방군 전투기편대의 호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고, CA-61편보다 1시간30분 가량 늦게 도착한 참매1호에는 회담 지원인력과 C4I(지휘통신) 가동 기술진, 경호인력 등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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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양정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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