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이점 못 누리는 등 잡음에도
▶ 꼭 잡아야할 관록의 핀란드 격파
한국 컬링은 동계올림픽에서 팬들의 관심 종목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빙판 위 체스’로 불릴 정도로 두뇌 플레이가 중요한 컬링은 국내의 짧은 역사에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길은 평탄치 않았다. 올림픽 경기장인 강릉컬링센터의 보강 작업 일정 탓에 이곳에서 거의 훈련해보지 못해 홈 이점을 크게 누리지 못했다. 신설 진천선수촌 컬링장은 빙질이 적합하지 않아 태릉과 이천·의성 컬링센터를 전전해야 했다. 여기에 내부 문제를 겪은 연맹이 지난해 9월 관리 단체로 지정돼 지원도 원활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컬링 대표팀이 악재를 극복하고 올림픽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첫 종목인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에서 장혜지(21)-이기정(23)이 핀란드를 완파했다.
장혜지-이기정은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대회 컬링 믹스더블 예선 1차전에서 핀란드의 오나 카우스테(30)-토미 란타마키(50)를 9대4로 제압했다. 컬링은 물론 이번 평창올림픽 한국선수단 전체에서 나온 승전보인 만큼 힘찬 출발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핀란드는 8개 참가국(한국·중국·러시아·캐나다·스위스·미국·노르웨이·핀란드) 중 반드시 잡아야 하는 팀이었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믹스더블세계선수권에서 장혜지-이기정은 6위, 캐나다는 7위에 랭크됐다. 이 종목 세계랭킹은 한국이 12위, 핀란드가 11위다. 승리에 대한 부담이 컸기에 더 어려울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장혜지-이기정이 잘해줬다.
패기가 관록을 이긴 승부였다. 장혜지는 이번 대회 믹스더블 최연소 출전자다. 반면 핀란드는 주전 선수 중 최고령인 란타마키의 노련함을 내세웠다. 선공 빨간색 스톤을 잡은 장혜지-이기정은 1엔드에서 3점을 선취해 기선을 제압했고 2엔드와 3엔드에서도 1점씩을 추가했다. 4엔드에서는 서로의 스톤을 밀치기를 반복한 공방 끝에 핀란드가 1점을 만회했다. 5엔드와 6엔드에는 2점과 1점을 내줘 5대4로 쫓기기도 했다. 그러나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장혜지-이기정은 7엔드에서 대거 4점을 획득, 핀란드의 기권을 받아내 승리를 확정했다.
믹스더블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로써 컬링에 걸린 금메달은 남녀 4인조 2개에서 3개로 늘어났다. 참가국들과 한 번씩 맞붙어 4강을 가리며 1-4위, 2-3위 팀이 준결승을 벌인다. 믹스더블 역시 ‘하우스’라는 표적 중심에 많은 스톤을 놓아야 이긴다는 기본은 4인조 경기와 똑같다. 4인조 경기와 달리 8개가 아닌 6개의 스톤만 사용하고 경기도 10엔드까지가 아닌 8엔드까지만 치르기 때문에 더욱 역동적이고 빠르게 진행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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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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