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 최고대표 대변인 ‘직설적 논평’…유엔-미 갈등 더 커질 듯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12일 "미국의 대통령이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 유감이지만 그를 부를 수 있는 말은 '인종차별주의자(racist)'라는 단어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여야 상ㆍ하의원 6명과 이민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아이티, 아프리카를 겨냥해 "우리가 왜 시궁창 같은(shithole) 나라들에서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루퍼트 콜빌 OHCHR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이같이 말한 뒤 "백인이 아니고, 그래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와 대륙을 '시궁창'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멕시코인과 무슬림을 비하하고 국적, 종교에 따른 정책, 반유대주의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비판 회피 등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보인 모습은 제2차 대전 이후 전 세계가 정립하려 노력한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0년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아이티와 아프리카를 언급하면서 '시궁창' 발언을 해 참석한 의원들을 놀라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 더 많은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고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shithole'은 매우 지저분하고 더러운 시궁창 같은 곳, 시궁창 같은 곳 등으로 번역되는 욕설에 가까운 비속어다.
콜빌 대변인은 "입에 담기조차 천박한 말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인종차별과 혐오감을 조장할 수 있는, 인간성의 최악의 국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체류로 추방될 위험에 놓인 청년들(일명 '드리머')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지 말고 아이티 등 재난 국가의 이민자를 보호하는 TBS 제도도 유지할 것을 미국에 촉구하면서 "이들은 사람이다. 물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유엔 인권기구가 미국 대통령을 경멸적 표현인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한 것도 처음이어서 유엔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갈등도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유엔 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을 편향적으로 비판한다며 탈퇴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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