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집애 같은 사내’ 세대 출현에 우려
▶ 남학생은 남자 교사에 맡기기 바람

중국 푸저우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린 웨이가 남학생만으로 편성된 학급에서 역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Yik Fei/뉴욕타임스]
역사시간은 남성다움에 관한 교훈으로 시작됐다. 중국 푸저우 초등학교 6학년 교사인 린 웨이(27)는 마녀들을 강물에 던진 군 지도자라든가 일본군을 상대로 유인작전을 펼친 군인들의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하곤 한다. 그는 수업도중 항상 “남자에게는 특별한 의무가 따른다”고 강조한다. “용감하고, 여성을 보호하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식이다.
요즘 중국의 교육자들은 전통적인 남녀역할과 가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데 열을 올린다. 남성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소심하고, 자기중심적이며 계집애 같은 사내아이 세대가 출현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황하 남안 도시인 정조우의 학교들은 남학생들에게 “진짜 사나이”처럼 행동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한다. 상하이에서는 교장선생들이 무술, 컴퓨터 수리와 물리 등을 가르치는 남학생 전용 클래스를 직접 담당한다.
그런가하면 중국 동부지역에 위치한 항저우의 교육자들은 ‘웨스트 포인트 보이즈’라는 서머캠프를 시작했다. 태권도 클래스까지 갖춘 서머캠프의 모토는 “소년에게서 사나이를 끌어내라”이다. “학교에서 남성성을 구조해야 한다”는 언론의 과장된 호들갑 속에 중국 전역의 각급 교육 당국은 공격적으로 남성교사를 모집하고 있다.
이처럼 남성 지향적인 교육에 대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성 평등과 사회적 정체성 등에 관한 광범위한 논의가 촉발됐다.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앞장서 성과주의에 기반한 노동시장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남성성 회복을 앞세우는 것은 자가당착 아니냐는 반론이 튀어나온다.
중국사회의 남녀성비 불균형은 심각한 상태다. 전통적인 남아선호 사상과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이 한데 맞물려 빚어낸 결과다. 문제는 미래의 기둥인 사내아이들의 학업성적이 계집애들에 비해 일관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극성 부모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의 시대에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쳐져서는 안 된다”며 아들에게 용기, 희생 등 남성적 덕목에 관한 교훈을 일깨워줄 역할모델을 제공하라고 교육당국을 향해 아우성을 친다.
그러나 여교사가 지나치게 많아 사내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견해는 예상대로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가 남성성에 관한 경직된 개념과 잘못된 성규범을 전파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여교사들은 장학금 등의 특전을 미끼로 더 많은 남교사를 확보하려는 정부당국의 시도를 성차별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200만 명의 인구를 거느린 푸저우시의 사범대학들은 미래의 남성교사를 확보한다는 목표에 맞춰 입학사정 기준을 조정하고 남학생에게 전액장학금을 지급하며 졸업 후 교사직을 보장해준다. 당연히 비난이 따를 수밖에 없다.
푸저우 사범대학 재학생인 슈에 롱팡은 전통적인 남성영역에 진입하는 여성에게는 왜 유사한 특전을 주지 않는지 의아해 한다. 그녀는 “설계분야에 진입하고 싶어 하는 여성에게도 정부가 무료 대학교육을 제공해야 공평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지배적인 여론과는 달리 여교사의 압도적인 수적우위가 특히 저학년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푸저우의 킨더가튼 교사인 리 위에(36)는 “보통 여 선생은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는 직관력을 갖고 있다”며 “사내아이를 사내답게 가르치는 것은 학교의 책임이 아니라 가정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육담당 관리들은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여교사가 남교사에 비해 수적으로 월등히 많은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심하다.
베이징 사범대학이 작성한 2012년도 자료에 따르면 도심지역의 공립 교사 다섯 명 당 네 명이 여성이다. 중국에는 킨더가튼에서 12학년에 이르기까지 총 1,500만 명의 교사와 2,700만 명의 학생이 있다.
일부 지역의 학교 직원들은 남성 롤모델의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진다며 지역 교육청의 개입을 요구했다. 상하이 사회과학아카데미가 2012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대학입학시험에서 여학생들에게 현저하게 밀린다. 이 같은 성별 학업능력 성적차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년 들어 광시와 장수 지역의 교육 공무원들은 남성 교사가 사내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활기찬 교습법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러나 남학생을 남성 교사가, 여학생을 여성 교사가 전담한다고 해서 학업능력에 긍정적 차이를 끌어낼 수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2008년 열 한 살 된 소년 9,000명을 대상으로 영국에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남성 교사가 남학생들 전담하는 것과 성적 사이에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의 제 8 고등학교는 2012년 남성성 회복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60명의 남학생들로만 구성된 클래스를 운영했다.
당시 이 학급에 속했던 조우 지아하오는 “중국 학교들이 남성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여학생들이 섞인 혼성반에 있었을 때보다 보다 남자반에 있었을 때 훨씬 편안함을 느꼈고 질문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중국 아동?청소년연구센터의 순 윤샤오 연구원은 중국 학생들은 아버지를 비롯해, 남성 롤 모델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교사는 물론 남교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성 교사를 확보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봉급수준이다.
2013년 기준으로 공립학교 교사의 평균 연봉은 1만 7,000달러로 집계됐다. 중국의 현행법은 공립학교 교사의 월급이 다른 직종 공무원의 급여보다 낮게 책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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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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