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직후 중국 정부가 배척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회동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달라이 라마와 만나 세계평화를 위한 각계의 실천을 호소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위치한 다람살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뉴델리에 도착해 오바마와 45분간 대화를 나눴다.
노벨평화상 수상 전력의 두 사람은 이로써 6번째 만남을 갖게 됐다.
달라이 라마의 인도 주재 연락관 템파 체링은 두 사람은 서로에게 믿음을 가진 오랜 친구라며 "인류 자비와 비폭력, 이타(利他)주의 등에서 생각을 공유하며 각계에 세계평화를 위한 행동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회동은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난 지 이틀만이어서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달라이 라마를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독립 분리주의자로 보고 있는 중국 당국은 라마의 요청 방문이나 면담 접촉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승인하는 국가에 강한 압력을 행사해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이 달라이 라마를 졸업생 학위수여식 연설자로 초청한 데 대해 중국 관영 매체가 해당 대학을 제재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월 인준 청문회 당시 질의에서 달라이 라마와 회동을 시사하며 "중국 정부와 티베트 망명정부 간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주선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중국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달라이 라마의 대만주재 대표 다와 체링은 "오바마가 어떤 때라도 압력에 굴하지 않고 이념과 양심을 지키는 풍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5년 9월 미 의회 외교위원회 소속의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달라이 라마를 처음 만난 뒤 대통령 임기 8년 기간에도 백악관에서 달라이 라마와 모두 4차례 회동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2월 백악관에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와 면담 취소 요구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와 면담했다.
한편 퇴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시 주석을 만나 "양국의 건설적인 관계가 양국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세계평화를 유지하고 각국의 발전을 촉진하는데 공동의 이익과 책임이 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중국 내 인권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시 주석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적인 관계를 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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