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곳. 지난달 취재를 하던 중 알게 된 폐점 한인업소들 중 오랜 시간 알고 지낸 가게들의 수다.
한때는 열심히 노력하면 그 만큼의 대가가 따르는 직업이라며,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지만 “아이들이 관심이 없다”고 아쉬워하던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업소를 갖고 있어봤자 골치만 아프니 일찌감치 은퇴를 하겠다거나, 경기도 안 좋으니 사업은 그만 둬야겠다는 등 여러 이유로 문을 닫았다.
그런데 문을 닫는 과정도 만만치가 않았다. 한 세탁업주는 “랜드로드에게 웃돈 3만 달러를 주고 리스 기간을 추가해 계약기간을 5년으로 맞춘 다음에야, 매매가 성립됐다”고 했다. 그는 “기대했던 금액보다 20% 더 낮춰 팔았지만 초기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건졌으니 운이 좋다”고 말했다.
스몰 비즈니스 운영하기가 날이 갈수록 힘들다보니 좋은 조건을 내 걸어도 가게 팔기가 만만치 않다는 하소연들이 대부분이다. 힘든 주된 이유는 렌트비다.
한 네일업소 주인은 “이제는 단돈 5만 달러에 가게가 나온다”고 했다. “장사도 예전 같지 않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렌트비를 감당하기가 힘들다 보니 가게를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뉴욕시 소상인연합회는 지난 달 퀸즈 플러싱에서 스몰비즈니스의 강제 퇴거와 폐업을 막기로 뜻을 모은 뉴욕 시 선출직 후보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중에는 뉴욕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샐 알바니스 전 뉴욕 시의원이 포함됐다. 알바니스 후보는 이날 소상인 보호 법안을 입법화 시키겠다고 약속하며, 현재 시의회 정치인들이 치솟는 렌트비로 고통 받는 소상인들을 외면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정치 자금을 지원하는 이들 중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알바니스 후보가 올 가을 맞서 싸울 빌 드블라지오 시장이 2013년 당선됐을 때, 김성수 뉴욕시 소상인 연합회장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었던 것은 아이러니다. 당시 그는 이민자 소상인들의 권익과 생존을 보호하겠다는 드블라지오 시장이 상가 렌트 안정법 등 소상인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줄 정책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드블라지오 시장은 기대를 저버렸다. 오히려 부동산 개발업자들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고 대가성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FBI의 수사를 받았었다.
매달 뉴욕시에서 평균 500곳의 스몰 비즈니스들이 강제 퇴거 명령을 받고 문을 닫고 있다. 강력한 적수가 없다는 이유로, 드블라지오 시장의 재선은 확실해 보이지만 그래도 소상인들의 실망과 울분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표를 바르게 행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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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뉴욕지사 경제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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