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현 교수가 지난 8일 SNU포럼에서 ‘고통의 인문학’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하느님은 제 아무리 독한 저주에도, 애타는 질문에도 대답이 없었고, 제 경우 고통은 극복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고통과 더불어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 소설가인 박완서 선생은 다 큰 아들을 잃은 뒤 <한 말씀만 하소서>란 글에서 에미의 그 비통한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었다.
연세대 종교사회연구원장인 정재현 교수(종교철학 주임)가 지난 8일 워싱턴주 서울대동창회 시니어클럽(회장 김재훈)이 주관한 SNU포럼에서 강사로 나와 밝힌 ‘고통의 인문학’강연에서는 명확한 답이 없었다. 즉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나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 교수가 예를 들어준 박완서 선생의 글에서 말했듯 우리에게 닥친, 혹은 느끼는 ‘고통’도 그냥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날 ‘고통’을 해석해왔던 시대적 혹은 종교적, 철학적 사조에 대해서 쉽게 설명했지만 결국은 고통이란 과거 잘못한 것에 대한 ‘죄 때문에’ 받는 벌도 아니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보상받기 위해 당하는 현재의 아픔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오늘 강연의 초점은 고통 해결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때문에’ 혹은 ‘위하여’라는 오해로 인해 사람들이 고통을 더 심하게 겪는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전제했다.
그는 “고통에 대해 ‘왜’라는 물음에 대해서 원인(때문에)과 목적(위하여)이라고 대답하지만 이는 부적절하다”면서 “삶을 다 알 수 없어서 모르고도 그냥 살아가는 것처럼 고통도 마찬가지로 그냥 더불어 살아가는 것으로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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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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