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학 도서관, 서정주ㆍ박목월ㆍ조지훈의 <시창작법>
▶ 1954년도 판으로 미국엔선 유일
미국 대학 가운데 하버드대에 이어 한국 장서량이 가장 많은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이 60여년전 한국에서 발간된 유명 고서를 찾아냈다.
이효경 사서는 “최근 창고에 방치된 한국도서의 목록 작업 과정에서 서정주ㆍ박목월ㆍ조지훈 시인이 공동으로 쓴 1954년도판 <시창작법>(사진)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시창작법>은 ‘청록파’로 불린 이들 세 시인이 문학지망생들을 위해 한국전쟁 전인 1949년 선문사(宣文社)에서 출간했다. 큰 인기 속에 재판을 인쇄했지만 한국전쟁 때 지형(紙型)이 소실됐다. 서정주 시인을 비롯한 저자들과 선문사 윤경섭 사장은 전쟁이 끝난 1954년 <시창작법>을 새로 조판하고 표지 등도 바꿔 다시 발간하게 됐다고 책 뒤페이지에 소개했다. 당시 이 책 가격은 300환(圜)이었다.
이효경 사서는 “이 책은 1949년 233페이지로 처음 출간했고, 이어 1950년 224페이지로 재판이 나왔지만 거의 모두 한국전쟁중 소실됐으며 이후 1954년 212페이지로 다시 발간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국립중앙도서관이 1949년도 초판을 소장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UW 한국학 도서관이 가장 빠른 1954년도판을 갖고 있으며 하버드대와 연방의회 도서관이 이듬해인 1955년도판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서는 “예산부족으로 UW 창고에 묵혀 있던 한국 도서들을 한인사회를 통해 모금한 기금으로 목록작업을 하면서 이처럼 귀중한 책들을 찾아내고 있다”면서 “목록기금을 보내주신 한인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서북미 명문인 UW 한국학도서관은 70년 전인 1940년대부터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한국 책을 기증받아 수집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하버드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3만여권을 소장하고 있다.
하지만 UW의 예산배정 순위에서 밀려 분류 및 목록작업을 못 한 한국책들이 늘어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류혜자 UW 한국학도서관 목록 사서가 5만 달러를 매칭 펀드로 기부했다. 이 종잣돈을 시작으로 전체 5,000여종에 달하는 미목록 도서의 목록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한인사회에서도 전체 예산 10만달러 모금 운동이 펼쳐졌고, 지난해에는 김영호 시인을 회장으로 하는 ‘UW한국학 도서관친구들’이 결성돼 모금운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전체 예산 10만 달러 가운데 8만8,600여달러가 모금된 상태다.
한편, 서정주 시인의 둘째 아들인 서 윤 박사는 시애틀 지역에 살며 버지니아 메이슨 메디컬센터에서 내과 전문의로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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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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