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라냐” - 요즘 한국정세를 가장 실감있게 표현하는 구호다. 검찰공소장에 국가공권력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범죄 피의자로 고발되어 있다. 말이 많을가봐 어제는 대통령이 국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야당은 국민들의 분노를 앞세워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
수사가 진행 될수록 아연실색할 사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 장관, 국정원장 인사를 박대통령이 최순실과 의논 하였다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국회의원 공천에도 최순실이 관여한 것이 드러나고 있고 그 혐의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인정하고 있을 정도다. 군 인사에도 최순실이 관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최순실의 조카인 장시호가 김종 문체부차관과 한달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체육정책과 인사를 논의했다고 한다. 연예계는 장시호와 차은택이, 정치,경제는 최순실이 장악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최순실 그룹이 국정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다.
이후락이나 장세동처럼 공직에 있는 인물이 말아 먹었으면 그럴수도 있으려니 하겠는데 강남 아줌마 그룹이 국정을 쥐고 흔들었다니 아프리카 신생공화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게다가 대통령의 보좌관들까지 이 아줌마들을 극진히 떠받들기까지 했으니 사설권력학원을 청와대가 키운 셈이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명박 전대통령이 현 시국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코멘트한 것은 적절한 표현이다.
보름전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박근 혜대통령은 탄핵해야’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잘못은 법절차를 거쳐 밝혀야지 데모로 하야를 주장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이라는 뜻에서 그런 글을 썼었다. 그런데 2주가 지난 오늘의 한국사태는 전혀 다른 그림이다. 대통령이 거짓말하고 검찰조사도 거부하는 등 이성을 잃은 행동을 보여 불난 정국에 휘발유를 붓고 있다. 탄핵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국민의 분노가 점점 커져 폭발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에 의해 범죄혐의가 제시된 것 만으로도 대통령은 도의적으로 물러나야 한다. 탄핵소추를 할 필요도 없다. 국민들의 마음속에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탄핵되어 있다. 데모에 가담한 국민들은 야 당주장에 동조하는 일부 세력일 뿐 침묵의 다수는 의견이 다르다고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자신의 비극을 스스로 초래하는 발상이다. “시위에 나온 사람들이나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나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논평을 다시 새겨 볼 필요가 있다. 백만 데모가 아니라 수천만의 데모라는 뜻이다. 특검이 열리면 재벌들과 수많은 공직자들이 불려나가 뉴스를 장식하게 되고 나라를 어수선하게 만드는 게임이 지루하게 계속될 것이다.
대통령이 국민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은 ‘하야’다. 국민들은 “우리들은 속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확정되면 박대통령은 감옥에 가게 된다. 여성 대통령이 밧줄에 묶여 법정에 서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국가위기와 정권위기는 구분되어야 한다. 지금은 박정권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기다. 이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그것은 박대통령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하야다. 박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그를 용서하는 화합의 정치를 여야가 보여야 한다. 그리고 거국내각이 주도하는 선거에 의해 새로운 공화국이 탄생해야 한다. “하야 하세요, 박대통령”이 한국의 위기를 해결하는 모범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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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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