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마 “ 대선전, 단테의 ‘지옥’처럼 보일 수도”
▶ 렌치, 트럼프 맹공한 미셸 연설에 찬사…“총리로서, 어린 딸의 아버지로서 감사”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사 하는 오바마 대통령 [EPA=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 밤 백악관 남쪽 잔디밭 '사우스론'에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국빈만찬을 함께했다.
내년 1월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13번째이자 마지막 국빈만찬이었다. 그만큼 이날 저녁 식사는 '달콤씁쓸'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건배사에서 이탈리아어로 "Buona sera(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뒤 "내 임기 중 마지막 국빈만찬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렌치 총리 부부를 비롯한 400여 명의 손님을 맞았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곧이어 지난해 타계한 전설적인 뉴욕 양키스 포수인 이탈리아계 미국인 요기 베라의 명언을 인용해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렌치 총리가 2014년 39세의 나이에 이탈리아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내가 늙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나는 (예전에) 젊은이였지만, 이제 그가 젊은이"라고 말했다.
1961년생인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48세에 대통령에 취임하며 미국 역사에 기록된 40대 '젊은 대통령' 대열에 합류했지만, 이제 55세의 중년이 돼 백악관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이날 만찬은 외관상 '고별'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지만, 3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전을 겨냥한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었다고 CNN은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서사시 '신곡' 속 '지옥(Inferno)'을 최근의 현실정치에 비유하며 "종종, 우리 대선 선거운동이 단테의 지옥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영상' 파문과 잇따른 성추행 의혹, 선거조작 주장 등으로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대선전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거대한 시간의 흐름 안에서 우리 개개인은 단지 짧은 한순간 동안에만 여기 있을 뿐"이라며 "정치적 성쇠, 성공과 좌절과 같이 우리가 매일 집중하는 너무 많은 것들은 결국 지나가버린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이룩했는지, 뒤에 무엇을 남겼는지다"라고 강조했다.
렌치 총리도 지난 13일 트럼프를 둘러싼 각종 여성 비하, 성추행 논란에 대해 "내 '뼛속까지 충격'을 줬다"며 직격탄을 날린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에 찬사를 보내며 가세했다.
렌치 총리는 건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 부부에게 퇴임하면 피렌체에 와서 미셸 여사가 백악관에서 재배한 토마토와 이탈리아 토마토 중 어떤 것이 더 나은지 확인해볼 것을 제안하면서 "미셸, 나는 당신의 토마토가 훌륭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지난주 이후에는 솔직히 말해, 당신의 연설이 당신의 토마토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로서, 또한 어린 딸의 아버지로서 당신에게 매우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중도좌파 정당인 민주당 소속의 렌치 총리는 최근 내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미국의 여성 대통령이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날 만찬에서 노래한 아카펠라 그룹도 앞서 트럼프가 지속해서 공격한 여성 코미디언 로지 오도넬이 지원하는 비영리 기구 소속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렌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선거조작 주장은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징징대지 마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일간 USA투데이는 "오바마의 마지막 국빈 만찬 메뉴는 트럼프 구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서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베르사체의 로즈골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주목받았으며, 뉴욕의 유명 이탈리아 식당인 '바보(Babbo)'의 셰프 마리오 바탈리가 미셸 여사의 정원에서 수확한 고구마와 허브 등을 이용해 전통 이탈리아식을 선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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