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잇달아 발생한 경찰의 비무장 흑인 총격사살의 후폭풍이 흑인과 경찰관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안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연이 등장했다.
CNN 방송은 12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조지아주 백인 경찰 팀 맥밀런 루테넌트의 얘기를 소개했다. 맥밀런은 지난달 어느 날 밤 근무 중 조지아주 가든시티에서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운전하던 한 10대 흑인 청년을 발견해 도로 갓길로 세웠다.
맥밀런이 다가갔을 때 이 청년은 손을 올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고 한다. 교통검문 중 비무장 상태임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경관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흑인들이 많았던 탓이다.
갓길에 차를 세웠을 뿐인데도 두려움에 떠는 흑인 청년의 모습에 낙담한 맥밀런은 그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맥밀런이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라고 했지만, 흑인 청년의 두려움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청년은 맥밀런에게 “날 차 바깥으로 불러낼 건가요?”라고 물었다. 맥밀런은 “아니야. 네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운전하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청년을 다독였다.
그러면서 “네가 사고 당하지 않기를, 네 어머니가 아들인 널 늘 곁에서 지켜볼 수 있기를, 네가 성장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을 뿐”이라며 “교통 딱지를 끊지도 않을 것이니 내 말을 잘 듣고 전화기를 내려놓거라”라고 했다.
겁에 질린 그 청년의 모습을 잊을 수 없던 맥밀런은 이 사연을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행동을 한 맥밀런은 그러나 전 세계에서 쏟아진 예상치 못한 반응에 깜짝 놀랐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글을 읽고 울었다”면서 “내겐 흑인 아들이 있다”고 했다. 뉴질랜드에 사는 한 사용자는 “당신의 따뜻한 이야기 덕분에 인류애에 대한 믿음이 조금 더 생겼다”고 했다.
경찰 경력 13년차인 맥밀런은 자신의 소박한 행동이 이렇게 널리 울림을 줄 정도로 경찰과 지역 사회와의 관계가 악화한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처럼 슬픈 일이 생긴 책임을 누구에게도 따지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누군가가 이것을 바로 잡아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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