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샌버나디노 카혼 패스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그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20여가구의 집이 전소되거나 농장 및 주택 일부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현재까지 소방국의 공식 집계는 발표되지 않고 있지만 한인 재산 피해는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지역 주민들은 추산하고 있다.
화재 발생 6일만인 22일 대피 명령이 해제되자 화마에 휩쓸린 자신의 주택과 농장을 확인한 한인들의 가슴 아픈 사연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20년 넘게 과수원을 운영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어오던 한 농장 소유주 가족들은 온 가족의 삶의 터전이 한줌의 재로 변한 사실을 확인하고는 오열했다. 2대에 걸쳐 내려온 가족들의 모든 추억과 유산이 송두리채 사라진 것이었다.
한 10년 넘게 손수 농사를 지어온 또 다른 한인 가족은 농장이 잿더미로 변해버린 것을 확인한 후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만 흘렸다. 그외에도 수만 달러를 들여 구입한 공구들을 이번 화재로 모두 잃고 말문이 막혀 버린 피해자 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화마에 재산의 일부를 잃어버린 한인 피해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수십 년에 걸쳐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이 불길 속에 사라지면서 이들의 아메리칸 드림자체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화재 발생 후 남가주 지역의 주요 한인회장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강구에 나섰다. 연방정부나 주정부를 통해 피해자들이 재산 피해 중 일부라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인사회가 길을 모색하는 한편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성금을 모아주는 등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도움의 손길을 펼쳐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피해자들에게 당장 필요한 식수와 거처, 그리고 식량 등 긴급 구호물자를 하루 빨리 전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반드시 대단한 희생이 필요한 게 아니다. 생각만큼 힘들지 않을 수 있다. 되도록 많은 한인들이 십시일반 동참하면 되는 일이다. 부담되지 않는 액수의 현금 기부도 좋고,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식기류와 의류를 기부하는 것도 좋다. 한 순간에 전 재산을 잃어버린 피해자들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며 기부에 동참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이번 화재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인 피해자들에게 한인사회가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보내야 하겠다. 절망 속에 힘들어 하는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한인사회의 결집과 나눔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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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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