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셴륭 싱가포르 총리 방미 계기로 마지막 여론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임기 내 비준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물론 오바마 계승자를 자처했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도 TPP에 반대하고 있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가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TPP 비준을 마지막으로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TPP의 시초이기도 한 2005년 'P4 협정'의 당사국으로, 2008년 미국이 협정에 참가하면서 TPP는 12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통합체로 탈바꿈했다. TPP는 현재 회원국들의 비준만 남겨둔 상황이다.
WP는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미 의회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까지 TPP를 비준할 것이라며 리 총리를 안심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 총리의 방미에 앞서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와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도 TPP 비준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했다.
그는 TPP가 관세를 철폐해 수출을 늘리는 등 미국에 좋은 협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TPP 비준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고, 미 의회가 TPP를 지지해줄 것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무역을 둘러싼 정치환경은 특히 대선이 있는 해에 어려워진다"며 "세계화가 너무 많은 이들을 뒤처지게 한다는 우려는 이해하나 그렇다고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가 답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비준 시점을 제시하진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9월로 예정된 아시아 순방 등에서도 TPP 비준을 위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가 임기 말을 맞은 상황에서 보호무역을 외치는 민주당원들을 잠재우고 11월 대선까지 의회의 비준을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대 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보호무역 기조를 앞세우며 TPP 탈퇴를 강력하게 미는 가운데 '오바마 레거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던 클린턴도 거듭 반대입장을 천명하면서 비관적 전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TPP를 지지했지만,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의 지지층을 흡수하고 이번 대선의 핵심 승부처인 '러스트벨트'(쇠락한 미국의 공업지대)의 노동자 표심을 잡기 위해 TPP 반대입장으로 선회했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에 TPP가 비준되지 못하면, 다음 정권에서는 비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한편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이날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한 연설에서 "TPP 비준은 미국의 신뢰성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종이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TPP 비준을 촉구했다.
그는 WP와의 인터뷰에서도 TPP의 폐기는 미국에서 몹시 나쁜 뉴스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세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위신과 리더십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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