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
미국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총격 참사가 반복되고 총기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연일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프로야구(MLB) 경기장에서 대형 사건 발생에 대비한 가상훈련이 펼쳐졌다.
시카고 시 당국은 14일(현지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MLB 유명 구단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필드에서 경찰청·소방방재청·응급의료서비스국 합동으로 대형 총기 사고 대처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가상훈련은 언론 취재도 허용되지 않는 삼엄한 상태에서 진행됐으며, 이로 인해 경기장 주변 일부 구간의 도로 교통이 통제됐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2명의 경찰관이 경기장에 뛰어든 총기 난사범 역할을 맡아 공포탄을 쐈으며, 가상 시나리오에 의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과 페인트볼 탄약이 든 총으로 총격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어 "수십 명의 야구팬들이 자발적으로 훈련에 참가했다"면서 "행사요원이 빨간색 물감을 이용해 일부 자원봉사자들을 총에 맞은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부연했다.
CBS방송은 이번 가상훈련에 헬리콥터와 수류탄, 총기 시뮬레이터 등이 이용됐다고 보도했다.
훈련 사실을 모르고 있던 일부 시민이 실제 사고로 오인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마크 닐슨 소방방재청 부청장 "저격범의 목적은 관중석으로 들어가 총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가상 시나리오 내용을 소개했다.
닐슨은 "훈련 초반에는 SWAT팀(특수기동대)이 배제된다"며 "SWAT팀은 일반적으로 먼 거리에서 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상시 무장한 보안요원들이 리글리필드를 지키며 경기가 있는 날에는 경찰관들이 직접 현장에 나온다"고 말했다.
시카고 경찰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MLB 올스타전 전·후 일주일간 경기가 없는 때에 맞춰 사전 계획됐으며, 시카고 프로스포츠 시설에서 대형 총기사고에 대비한 가상훈련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컵스 구단은 "경기장 상태를 안전하고 보안이 확실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가상 훈련에 기꺼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1912년 개장한 리글리필드는 보스턴 펜웨이파크에 이어 미국에서 2번째로 오래된 프로야구장이다.
앞서 보스턴 경찰이 지난달 레드삭스 홈구장 펜웨이파크에서 총격 테러에 대비한 유사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펜웨이파크 측은 "104년 구장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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