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 트럼프 공약 반영한 정강 속속 확정…2012년과 극명 대조
▶ 트럼프 반대하는 TPP 정강서 삭제…2012년엔 ‘중요 정책’ 적시

도널드 트럼프<<연합뉴스 DB>>
미국 공화당이 대선을 앞두고 폐쇄적 정책을 속속 채택하고 있다.
13일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은 보호무역 기조에 이어 히스패닉계 불법 이민자 차단을 위한 거대한 장벽 건설, 테러 예방을 명분으로 한 무슬림 입국 제한 등의 조치를 정강에 속속 반영했다.
공화당의 주요 대선 정책기조가 될 이번 정강은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극단적 공약'을 당이 수용한 것으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후보로 나섰던 2012년 정강에 비해 훨씬 폐쇄적이다.
아울러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공화당이 제시했던 '패인분석 보고서'의 지침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공화당은 향후 대선 승리를 위해 히스패닉을 필두로 소수계 유권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점을 우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공화당은 전날 정강위원회를 열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물리적 장벽'을 건설하고 무슬림의 입국을 제한하는 구상 등을 통과시켰다.
정강은 먼저 차량과 보행자를 모두 저지할 수 있도록 남쪽 국경 지대 전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장벽 건설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정강에는 누가 장벽건설 비용을 낼지는 적시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들을 노골적으로 범죄자나 성폭행범에 비유하면서 불법 이민자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해 양국 국경 지대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고, 그 건설 비용은 멕시코 측이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민정책과 관련해 공화당의 2012년 정강에는 '미 의회가 2006년 승인한 이중 담을 반드시 건설한다'는 내용만 담고 있었다.
정강은 또 이슬람 테러와 관련된 지역으로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특별 심사'를 하도록 함으로써 무슬림의 입국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 역시 트럼프의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 차례 테러 방지 차원에서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미국 공화당 로고<<연합뉴스 DB>>
2012년 정강에는 무슬림이나 이슬람 극단주의 관련 국가 출신 외국인에 대한 특별심사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었다.
당 정강위원회는 이에 앞서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해 온 기존의 입장과는 상반되게 트럼프의 주장대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기반한 보호무역 정책기조도 확정했다.
정강을 보면 국제무역이 큰 틀에서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개방된 시장의 이상을 추구하는 전 세계적 다자 간 협정을 옹호하면서도 미국이 당하는 대규모 적자 등을 거론한 뒤 "미국을 우선에 놓고(put America first) 무역정책들을 더욱 잘 협상할 필요가 있다"는 문구를 담았다.
정강은 특히 "무역협정에서 탈퇴하려고 해야만 협상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공화당은 이해한다"며 "공화당 대통령은 무역에서 동등을 주장할 것이며, 만약 다른 국가들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의무들을 무효로 만드는 대항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트럼프의 주장과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트럼프는 그동안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포함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의 재검토 내지 폐기를 주장해왔고, 한미FTA에 대해서도 무역적자가 배로 늘고 일자리 10만 개가 날아갔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공화당은 2012년 대선 때는 각종 FTA의 혜택을 치켜세우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더 많은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을 비판한 바 있다.
다자 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해선 2012년 대선 때는 TPP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번에는 트럼프의 강력한 반대를 고려해 정강에 아예 TPP 조항을 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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