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도 ‘피터팬 증후군’
▶ 부모와 살며 용돈 받아 보수 적어 의존생활 계속
지난해 여름 대학교를 졸업한 한인 2세 박모씨(25)는 졸업 후 마땅한 직업을 구하지 못해 여전히 부모님과 함께 살며 용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그는 직업을 구해야 하지만 마땅히 하고 싶은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보수가 적다는 이유 등으로 취업을 미루고 여전히 부모님의 손을 빌려 살고 있다.
이처럼 박씨와 같이 최근 한인 유학생들은 물론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2세 젊은이들 사이에서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지하며 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 해당자들을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피터팬 증후군이란 심리학적 용어로 성인이 되어서도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스스로 어른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타인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뜻하며, 피터팬 증후군에 빠진 사람은 책임감이 낮으며, 이상은 높지만 이를 실천하는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취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이 말이다.
학부생 나이 치고는 늦은 나이에 한국을 떠나 5년째 유학 중인 한인 유학생 김모씨(32)는 최근 대학 졸업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유학생활 동안 부모님의 지원으로 돈 걱정 없이 공부만 했던 그는 졸업과 동시에 부모님의 지원이 사라진다는 두려움에 졸업하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김씨는 “그동안 부모님 지원 아래 풍족하게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살았는데 이제 졸업하면 이런 생활들을 포기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생활하려면 최소 매달 5,000달러 이상을 벌어야 하는데 가능성이 희박해 졸업을 미루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유학생 이모씨(25)는 졸업을 한 뒤 OPT로 취업을 하였지만 여전히 부모님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 그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지만, 취업시장에 나와 보니 생각한 것보다 연봉이 낮았다”며 “부모님의 약간의 지원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어 부모님께 렌트비 정도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피터팬 증후군은 사회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하며 ‘한 자식만 제대로 키우자’는 사회적 변화로 인해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어려움 없이 쉽게 모든 것을 이루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부모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어느 정도의 실패와 좌절은 피할 수 없다는 현실을 자녀가 받아들일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인들뿐 아니라 최근 미국에서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퓨리서치 센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 이후 태어난 세대)로 통칭하는 18∼34세 연령층의 미국 젊은이 중 32.1%가 부모의 집에서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결혼 또는 동거로 부모의 집에서 독립해 사는 같은 연령대 젊은이(31.6%)보다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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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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