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터키 이스탄불 공항 테러사건
▶ 검색대·출국장·공항밖 각각 맡아

29일 터키 이스탄불 검시센터 밖에서 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의 가족들이 오열하며 정부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AP]
터키 아타튀르크 공항 테러리스트들은 경계가 삼엄한 공항에 침투하고, 공항 이용객들을 대거 살상하기 위해 역할을 분담하는 등 치밀하게 공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숨진 테러리스트 3명 중 1명이 동료가 공항 건물 안으로 침투할 수 있도록 먼저 자폭했다며 이 사건의 경위를 설명했다.
이을드름 총리는 회견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스캐너 등 보안 시스템과 경찰을 통과할 수 없자 다시 돌아와 무기를 꺼내서 난사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 내무부 관료들에 따르면 이들 테러리스트 3명은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 뒤 경계가 삼엄하자 역할을 나눴다.
테러리스트 한 명이 먼저 공항 터미널에 진입해 총기를 난사한데 이어, 엑스레이 투시기 검색대 근처에서 자폭했다.
공항이 자폭테러로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장으로 변하자 또 다른 테러리스트가 이 틈을 타 출국장인 공항 2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이 곳에서 다시 폭탄을 터뜨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동료 2명이 자폭한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테러리스트는 자폭테러가 잇달아 터지는 동안 건물 밖에서 상황을 주시하며 기다렸다.
그는 이어 연이은 자폭테러로 공포에 질린 공항 이용객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자 또 다시 폭탄의 뇌관을 터뜨리며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다.
이날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는 세 차례의 자폭테러가 일어나 4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런 가운데 아직 이번 공격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이번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로 지목했다. 또 터키 정부도 배후로 IS를 지목했다.
한편 이번 공격은 지난해 7월 터키 평화활동가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공격 사건 이후 1년 사이 터키 내 9번째 대규모 테러사건으로 기록된 것이다.
올해 1월 이스탄불 유명 관광지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공격에 외국인 관광객 12명이 숨진 것을 시작으로는 벌써 6번째 테러사건이다.
터키 당국은 최근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에서 발생한 잇단 폭탄공격을 계기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나 쿠르드족 반군 연계세력을 겨냥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막지 못했다.
특히 터키 당국이 삼엄한 경비를 펼친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민간인을 겨냥한 폭탄테러가 또다시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
게다가 폭탄공격 대상이 군인, 경찰, 국가기관 경비원 등 공권력 관련자들에서 일반 시민, 외국인 관광객 등으로 갈수록 확대돼 터키 내 테러 공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터키 당국은 지난 1년간 일련의 폭탄공격 주체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또는 쿠르드족 반군세력과 모두 연관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터키는 지정학적으로 IS와 쿠르드 반군조직이 활동하는 시리아, 이라크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어 테러위협에 쉽게 노출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 IS와 쿠르드 반군도 터키 영토에서 테러의지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다.
IS는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세력을 확장할 당시만 해도 터키를 노골적으로 적대하지 않았으나 터키가 지난해 7월에서야 IS와 첫 교전을 벌이면서 IS 격퇴전에 발을 들이게 됐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