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야당인 노동당 대표에게 "제발 나가라"고 공개석상에서 발언해 현지 언론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자신의 마지막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캐머런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열린 정례 '총리와 질의응답'에서 맞은 편에 앉은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를 지칭해 "그가 저기 앉아있는 건 우리 당의 이익일지 모르지만 국익은 아니다"고 한 뒤 "제발 나가라"고 말했다.
평소 절제된 화법을 구사하는 캐머런 총리에게는 매우 드문 직설 화법이다.
전날 노동당 의원들이 코빈 대표 불신임안에 대한 비밀투표를 벌인 결과, 170명이 찬성하고 40명이 반대한 것으로 공개된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다.
그러나 코빈 대표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기존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불신임 투표는 구속력이 없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노동당은 예비내각이 무더기 자진 사퇴하는 등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의원들 사이에 이번 국민투표는 코빈이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 능력이 없음을 보여줬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코빈 체제의 지도부가 지지층에게 EU 잔류를 호소했지만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EU 탈퇴에 투표했고, 심지어 노동당 텃밭에서조차 EU 탈퇴가 우위로 나왔기 때문이다.
반면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즉각 사임을 발표했다.
BBC 방송은 캐머런의 발언에 대해 "캐머런이 정치의 핵심 룰을 잊었다"면서 "대표 축출을 바라는 정당이 정적들에게서 그런 얘기를 듣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물러나는' 캐머런이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코빈에게 한 방을 먹인 모양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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