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 ‘처벌 불원’ 유도해 양형 줄이려는 의도

배우 정우성.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12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인들에게서 뜯어낸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명 방송작가 박모(46)씨가 배우 정우성씨 등 피해자들이 자신의 처벌을 원치 않을 수 있다며 선처를 받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박씨의 변호인은 "피해자 정씨(정우성)의 (피해사실 관련) 진술에는 이의가 없다"며 "다만, 처벌 불원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형사사건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처벌 불원)는 의사를 재판부에 밝히면 피고인의 양형에 참작이 된다. 일반 양형기준으로 실형이 선고될 피고인도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 불원 의사를 받으면 집행유예로 감형되는 경우가 많다.
박씨 측은 이럼 점을 고려해 정씨 등 피해자들에게 처벌 불원 의사를 확인받겠다는 것이다.
박씨 측은 이날 정씨를 상대로 한 사기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다만, 실제 피해액은 다소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재판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재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변호인은 "피고인이 우울증약을 먹고 있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재판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법령상 비공개 사유에 해당되는 부분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거액의 투자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명 방송작가 박모씨가 지난 3월 1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톱 영화배우 정우성도 박씨에게 속아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정우성씨에게서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46억2천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올해 이달 초 구속기소됐다.
2007년 한 영화제를 통해 정씨를 알게 된 박씨는 드라마 관련 작업을 하며 친분을 쌓은 뒤 "내가 사모펀드에 소속돼 재벌가 등 유명한 사람들과 함께 고급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한다"고 속여 20차례 넘게 돈을 받아냈다.
2009년에는 정씨를 통해 알게 된 김모씨에게도 14차례 총 23억8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1월 A씨에게 배우 황신혜씨 이름을 딴 속옷을 홈쇼핑에 판매하고 있다며 돈을 빌려주면 한 달 안에 이자를 30%까지 주겠다고 속여 51억3천7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박씨는 1990년대부터 지상파 방송에서 인기를 끈 여러 드라마를 집필한 유명 작가다.
그러나 속옷 판매회사를 운영하며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다 지인들에게서 빌린 돈 갚아야 할 처지에 놓이자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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