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률 급감·제작비 상승 못이겨 14년 대장정 마감
▶ ‘차세대 스타 배출’ vs ‘음반시장 거품만 양산’
미국 폭스TV의 최장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이 오는 7일(현지시간) 시즌 15 결승전을 끝으로 14년간의 대장정을 마친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지난 2002년 심사위원과 시청자 앞에서 노래 실력을 뽐낸 뒤 순위를 가리는 새로운 형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폭스TV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등극했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심사위원 3명의 감성적 평가와 시청자 투표로 승자를 가리는 경쟁 구도에 있다. 게다가 유튜브와 스트리밍 서비스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확장한 것도 프로그램 인기에 한몫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미국에 소개하고 심사위원으로도 나선 영국의 음반 제작자 사이먼 코웰은 특유의 냉소적 평가로 주목을 받으면서 미국 내에서 일약 인기스타로 발돋움했다.
아메리칸 아이돌을 거쳐 간 심사위원들은 머라이어 캐리, 스티븐 타일러, 제니퍼 로페즈, 키스 어번, 해리 콘닉 주니어 등 당대 내로라하는 스타들이었다.
2002년 당시 아메리칸 아이돌을 TV로 지켜본 시청자 수는 주당 평균 3천110만 명에 달했다. 2006년 1월에는 무려 3천74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실제로 CBS TV의 레슬리 문베스 회장은 2008년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아메리칸 아이돌을 누가 죽여준다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시샘할 정도였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폭발적인 시청률은 광고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2009년에는 30초당 광고단가가 60만 달러(약 7억 원)를 웃돌면서 폭스TV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다.
'차세대 스타 발굴'이라는 프로그램 의도대로 아메리칸 아이돌은 새로운 스타를 잇달아 배출했다. 이들은 빌보드 차트를 비롯해 각종 음악 차트를 석권했고, 막강한 미국 음반시장의 지원 속에 전 세계적으로 음악 활동의 영역을 넓혔다.
시즌 1 우승자인 켈리 클라크슨과 시즌 4 우승자인 캐리 언더우드는 각각 음반 판매량이 수천만 장에 달한다. 시즌 7에 나온 제니퍼 허드슨은 영화 '드림걸스'로 아카데미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아메리칸 아이돌의 인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이 계속되면서 피로감을 느낀 데다 '더 보이스'(The Voice)와 같은 새로운 형식의 경쟁 프로그램으로 대거 옮겨갔기 때문이다.
젊은층들의 음악적 기호가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이나 힙합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이를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없는 한계도 나타났다.
미국 음반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스타 배출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음반업계에 거품을 안겨줬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폭스TV가 '효자 프로그램'이었던 아메리칸 아이돌의 제작 폐지를 선언한 것은 제작비 상승이라는 명목적 이유 외에 시청률 감소가 가장 컸다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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