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의 일방적•강압적 방법 ‘화’ 불러
▶ 도 넘지 않으면 즐기는 차원서 이해
“성적이 떨어져 게임기를 갖다 버렸어요.” “숙제는 하지 않고 게임에만 매달려서 두 달 동안 금지령을 내렸죠.” “고등학교 진학하면 아예 게임을 못하게 할 작정이에요.”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아이 성적이 떨어지거나 갑자기 말을 듣지 않고 성격이 거칠게 변하면 “다 이놈의 게임 때문이다. 총 쏘는걸 많이 하니 반항적이 됐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8학년과 5학년 남자 아이를 둔 이모(46)씨는 작년 가을학기 큰 아들의 성적이 떨어지자 올해부터는 아예 게임을 금지시켰다. 이씨는 “하지만 아이의 성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사이만 멀어지고 있다”며 “날 봐도 인사만 할 뿐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다”고 말수가 부쩍 준 아들을 걱정했다.
9학년생을 둔 최모(50)씨는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공부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게임기를 모두 몰수해 버렸다. 극단적인 방법이지만 이게 옳다고 판단했다.
두 달 여가 지난 시점에서 친구의 집을 드나들며 몰래 게임을 하는 걸 알고 불같이 화를 냈지만 돌아온 대답은 “나만 빼고 친구들 모두 게임을 한다. 내가 알아서 적당히 할 수 있는 데 너무한다. 친구들 사이에 나만 왕따가 되고 있다”는 말이었다.
이같이 자녀와 게임 문제로 인해 사이가 서먹해지거나 멀어질 때 게임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게 한 강압적인 태도를 후회하기도 한다. 그리고 부모들은 본인들이 내린 결정이 잘한 건지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이에 대해 게임 중독 치료 및 예방사이트와 같은 사이크가이드스(PsychGuides.com)와 같은 전문가 그룹들은 “먼저 대화를 하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중독 수준도 아니고 단순히 즐기는 차원의 게임을 부모 스스로가 판단해 ‘이건 중독이네, 다 게임 때문에 너 성적이 떨어지고 성격도 변하는 거다’ 등으로 선을 긋는다”면서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게임에 매달려 있거나 게임에 빠져 숙제를 하지 않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 주는 게 문제지 일주일에 2-3번 정해진 시간 동안만 하는 건 문제 될게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게임도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도를 넘지 않는 즐기는 차원에서 이해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해진 시간만큼만 한다는 자체가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에 대한 시선차이 때문에 가족 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스포츠 게임 등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건전한 게임을 통해 서로 공감하는 것도 한 해결책이다”라고 강조했다.
<
김판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