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버스 항공기 118대 사들여, 푸조 이란 재진출, 토탈·프랑스 국영철도도 계약
▶ 올랑드 “양국 관계 핵 합의 준수에 달려” 로하니 “양국 새로운 장 열려”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로 17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돈 보따리를 풀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열고서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 등 양국 간 대규모 계약에 합의하고 부문별 협정 체결식을 지켜봤다.
이란은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에서 118대의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구매액은 250억 달러(30조1천500억 원)에 달한다.
압바스 아쿤디 이란 교통장관은 새로 사들이는 항공기는 모두 국영 이란항공에서 운항하지만, 다른 기업의 항공기 구매도 정부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앞으로 500대의 새 비행기가 필요해 에어버스와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자동차 업체 PSA 푸조 시트로앵은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서방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이란 시장에 진출했다.
푸조는 이날 이란 자동차업체 코드로와 4억 유로(약 5천300억원)를 투자해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계약했다.
푸조는 현지 합작 법인에서 내년부터 매년 자동차 20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프랑스 석유회사인 토탈과 프랑스 국영철도(SNCF)도 이란과 계약을 체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과 프랑스 간 새로운 장이 열렸다"면서 양국 간 관계개선을 환영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새로운 양국 관계는 이란이 핵 합의를 지키는 데 전적으로 달려있다"면서 프랑스, 미국 등과 이란 간 체결된 핵 합의 준수를 요구했다.
중도 개혁파로 꼽히는 로하니 대통령은 서방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풀리자마자 17년 만에 5일 일정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방문하는 유럽 순방에 나섰다.
프랑스에 앞서 이탈리아에도 고속철 건설 계약 등 170억 유로(약 22조1천억원)의 계약 선물을 줬다.
유럽은 경제 제재 이전까지 이란의 최대 교역 파트너였으며 현재 76억 유로 수준인 교역 규모를 제재 전의 280억 유로까지 끌어올리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애초 작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파리 테러로 연기돼 이번에 찾았다.
이란 측은 프랑스에 로하니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이 오찬을 할 때 이슬람 정상을 위한 외교 관례에 따라 와인(포도주)을 빼 줄 것을 요구했다.
프랑스 측이 자국 전통인 포도주를 오찬에서 뺄 수 없다면서 오찬 대신 조찬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란이 "싸게 보인다"면서 거절했다.
양국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결국 양국 정상은 이날 식사는 함께하지 않고 면담 일정을 오후로 늦춰 정상회담과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
테러로 작년 11월 방문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당시에도 이란이 정상 간 오찬에 포도주를 빼 달라고 요구했다가 프랑스에서 거절하면서 식사 일정이 생략된 바 있다.
로하니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맞춰 이란인과 파리 시민 등 수백 명은 파리에서 로하니 정부의 인권 탄압, 사형제도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파리 센강에서는 나체 시위로 이름난 여성단체인 페멘 회원이 사형수처럼 목에 밧줄을 두른 채 몸에 줄을 묶고 다리에 매달려 로하니 정부 하 사형 집행 증가를 꼬집었다.
페멘은 "로하니 환영, 자유를 억압하는 자"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이란의 인권 탄압에 항의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이란의 요구를 받아들여 로하니 대통령이 참석한 공식 환영 만찬에서 술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으며 로하니 대통령이 방문한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신체가 드러난 조각상을 가려 저자세 외교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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