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납·보석금 급히 보내라’ 감쪽 같은 사기 전화에…
▶ 갈수록 수법 교묘 피해자 2,700만 달해 ‘송금요구’모두 가짜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얼마전 아내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놀랐다. 법원 직원이라며 규정위반으로 벌금을 내지 않아 기소될 상황이니 곧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씨가 부랴부랴 해당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하니 상대방이 기소장이 준비되고 있다며 돈을 송금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그런 위반을 한 적이 없는데 영어를 잘 하는 아내도 깜빡 속을 뻔했다”며 “이를 믿고 돈을 보낼 뻔했다는 사실이 아찔하다”고 말했다.
LA에 사는 또 다른 한인 김모(35)씨는 셀폰으로 모르는 번호가 뜰 때마다 의심부터 한다. 기관을 사칭하거나 수상한 요구를 하는 전화가 셀폰으로 자주 오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번에는 어떤 사기 전화일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며 “전화를 받으면 다짜고짜 내 이름을 먼저 언급한다. 어디서 알았는지 주거래 은행까지 언급하면서 큰돈이 인출됐다거나 신용이 망가졌다는 엄포를 놓는데 다 사기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종 사칭 전화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인들도 이같은 경험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전화사기 행각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해 한 해 피해규모가 무려 74억달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집 전화 없이 셀폰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같은 전화사기의 타겟이 유선전화에서 셀폰 등 이동통신으로 많이 옮겨가 2015년 한 해 동안 셀폰으로 걸려오는 전화사기로 피해를 본 미국인들의 수가 전년 대비 53%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LA타임스는 모바일 통신사 ‘트루콜러’의 조사를 인용해 현재 미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전화사기의 4분의 3이 셀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이로 인해 금전적인 피해를 봤다고 보고한 미국인들의 수가 지난해에만 2,700만여명에 달했고, 이로 인한 손실도 74억달러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 1인당 274달러씩을 사기당한 셈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화사기 피해자가 될 확률은 남성 15%, 여성 8%로 나타났다. 또한 전화사기범들은 경제 활동을 왕성히 하는 18~34세 연령대를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선전화를 이용한 전화사기보다 셀폰 이용자를 타겟으로 하는 것이 더 쉬울 때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전화사기범들은 셀폰 이용자와 곧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건강보험사인 앤섬 블루크로스가 가입자 8,000만명의 개인정보를 해킹 당하고 JP 모건 체이스, 타겟, 이베이 등의 고객 셀폰번호와 개인정보 등도 대량 유출돼 사기범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현재 흔히 나타나는 전화사기 유형은 ▲가족 체포 및 구금에 따른 보석금 납부 ▲전기와 수도료 체납 ▲연방 국세청 체납세금 납부 ▲검찰 및 수사기관 사칭 ▲통신사와 은행 사칭 등이다. 관련기관과 기업체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의심스러운 전화는 응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안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 개인정보를 올리는 행위는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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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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