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영화축제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이하 아카데미)가 결국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셰릴 분 아이작스 아카데미 회장은 22일 이메일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 회원 가운데 여성과 소수계 비율을 2020년까지 2배 이상 늘리고 회원 투표권도 10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아카데미 개혁안'을 밝혔다.
아이작스 회장은 "51명으로 구성된 운영이사회는 어제 긴급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개혁안에 동의했다"면서 "아카데미 회원 구성에 중요한 변화가 시작된다"고 했다.
아카데미는 우선 2020년까지 여성과 소수인종 회원 비율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운영이사회에 여성과 소수계 회원 3명을 추가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나이가 많고 활동이 저조한 회원들을 교체하는 한편, 투표권 행사도 1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우수작품상 후보를 10편으로 늘리고 남녀 주·조연상 후보 수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카데미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카데미상 남녀 주·조연상 후보 20명이 백인 배우들로 구성되면서 비난 여론이 퍼지고는 가운데 나왔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해시태크 `OscarsSoWhite'(오스카는 너무 백인중심적)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데다가, 스파이크 리 감독을 비롯해 일부 흑인 배우들 사이에서 `아카데미 보이콧'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작과 수상자는 영화계에 종사하는 아카데미 회원 6천261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아카데미 측은 투표의 공정성을 위해 전체 회원명단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
LA타임스가 2012년 분석한 아카데미 회원 현황에 따르면 전체 회원 가운데 94%가 백인이다. 흑인 비율은 2%에 그쳤으며 히스패닉계와 아시아계는 극소수다.
게다가 전체 회원 가운데 77%가 남성, 54%가 60세 이상이다. 60대 백인 남성들이 아카데미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 달 28일 열리는 제88회 시상식에서 `컨커션'의 윌 스미스, `헤이트풀8'의 새뮤얼 L 잭슨, `크리드'의 마이클 B 조던 등 각종 영화에서 열연한 흑인 배우들이 후보에서 제외되자 아카데미상을 향한 비판이 극에 달했다.
일부 흑인 인권 활동가들은 올해 오스카상의 진행자인 흑인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에게 자진 하차를 종용하기도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