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남부 토네이도 이어 홍수·혹한 번갈아 강타
▶ 뉴욕 포근·미시시피 범람 남미·동남아도 극과 극

엘니뇨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미국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홍수로 물바다가 된 미주리주 유니언(왼쪽), 토네이도에 파괴된 텍사스주 롤렛(가운데), 폭설에 묻힌 보스턴의 모습. [AP]
올해 유례없는 초강력 ‘엘니뇨’(적도 해수면 온도 상승)가 찾아오면서 연말을 맞아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이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00년만에 찾아온 수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미 동부 등은 겨울에도 한 여름 날씨가 이어지는 이상기온이 발생한 가운데 중남부 등은 살인적 토네이도와 홍수에 이은 맹추위가 하룻새 기온을 무려 40~50도나 급락시키며 주민들을 신음케 하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등 남미 국가 곳곳에서는 수십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나면서 10명 이상이 숨지고 15만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하는가 하면 지역에 따라 대형 산불과 가뭄 등 재앙적 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미국에는 유례없이 급격한 기온 변화가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상 고온으로 ‘초여름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중남부는 43명의 사망자를 낸 강력한 토네이도와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후 곧바로 맹추위와 눈보라가 몰아닥쳤다.
텍사스주 달라스 지역의 수은주는 26일 여름 기온인 화씨 82도를 찍었다가 살인 토네이도가 강타한 27일엔 41도로 뚝 떨어지더니 강추위 경보가 발령된 28일 오전에는 빙점 이하인 화씨 30도까지 하락했다. 같은 지역에서 하루 이틀 사이에 기온이 50도 이상 급락한 것이다.
또 토네이도로 수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미주리주 등에서는 대규모 홍수 경보로 주민 소개령까지 내려지고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29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북쪽으로 20여마일 떨어진 웨스트 앨턴을 지나는 미시시피강의 홍수 경계수위가 집중호우로 최고조로 올라가 범람위기가 닥쳤고, 인근 유니언도 불어난 물이 도시를 덮쳐 가옥이 침수되는 등 수중도시로 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1993년 4월부터 10월까지 미시시피강과 미주리강의 범람으로 광대한 지역에 엄청난 재앙을 안긴 ‘대홍수’의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고온에 시달리는 호주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고, 동남아시아는 가뭄으로 곡물들의 생육이 지장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에도 가뭄이 찾아들어 수백만명이 식량원조를 절실히 기다리는 등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펼쳐지는 기상 이변의 원인으로는 엘니뇨가 꼽힌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화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세계적으로 이상기후를 유발하는 현상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통상적으로 겨울철에 호주 북동부와 동남아시아에서는 가뭄이, 동태평양에 인접한 중남미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나타난다.
프랑스의 기상학자 제롬 르쿠 박사는 엘니뇨의 정확한 관측이 1950년 이후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0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엘니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쿠 박사는 해수 온도를 비교했을 때 올해 엘니뇨가 ‘역대급’으로 불린 1997년 사례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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