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공포가 확산하는 미국에서 각 종교 기관이 보안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AP 통신이 19일 전했다.
특히 1년 중 가장 많은 신자들이 찾는 성탄절을 앞두고 교회와 성당에서 비상이 걸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앨라배마 주의 한 장로교회는 교회 보호를 위해 안전 요원을 증원할 예정이다.
테러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16일 열린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온라인 회의에서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의 한 대형교회 보안 최고 책임자는 "더운 날씨임에도 롱코트를 입고 온 사람과 같은 이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예방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긴 옷에 총을 숨겼을 수도 있다는 예상에서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성 마태오 성당은 이번주 성당 신자들에게 제복 입은 경찰 또는 사복 경찰이 미사 때 증원 배치된다고 알렸다. 또 성당 내부로 유모차, 베낭, 기저귀 가방 등을 가져오지 말라고 주문했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교회 보안 관련 부서를 운영하는 로드 피레스는 "교회 상근자들을 무장시켜야 하느냐, 보안 수위를 높여야 하느냐는 식의 질문을 하루에만도 몇 통씩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수 탄생이라는 성스러운 날을 앞두고 각 교회와 성당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올해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흑인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에 있다.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청년 딜런 루프가 무차별로 난사한 총에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이 목숨을 잃었다.
무슬림에 급진화한 자생적 테러리스트(외로운 늑대)들이 기독교 시설에 적대감을 품고 테러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퍼지면서 안전 강화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프랑스 파리 테러와 샌버너디노 총기 참사 등을 통해 반(反) 이슬람 분위기가 확산한 바람에 여러 모스크(이슬람사원)가 훼손된 무슬림의 분위기도 기독교 측과 다르지 않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는 과격 무슬림 무장단체가 자행한 테러 때문에 미국 내 독실한 무슬림에게 2015년은 최악의 해로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슬람 공포가 유행하면서 테러와 무관한 무슬림이 큰 피해를 본 탓이다.
올해에만 미국 내 71곳의 모스크가 폭력의 제물이 됐고, 그 중 29개는 지난달 13일 파리 동시 다발 테러 이후 공격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모스크에서 13일 방화 사건이 일어나고, 한 곳에는 '예수'라는 낙서가 발견되는 등 반무슬림 정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고로 치닫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이슬람사원 중 하나인 버지니아 주 스털링의 '애덤스'(ADAMS)를 책임지는 보안 회사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더는 모스크를 보호할 자신이 없다며 스스로 일을 관두기도 했다.
통신은 또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유대교 회당 세 곳도 '무슬림과 함께 우리 백인의 나라에서 떠나라'는 협박성 서한을 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FEMA는 각 종교 기관에서 벌어질 총기 참사와 테러에 대비해 수사 기관과 공조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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