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 시절부터 미래대통령을 꿈꾸던‘민주화의 거목’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3김 시대를 주도했고, 1983년엔 목숨을 건 23일간의 단식투쟁으로 군부와 맞섰으며 마침내 청와대에 입성했다.
■ 격동의‘한국 현대사 88년’기록하고 영면의 길로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1927.12∼2015.11)의 삶과 정치적 궤적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시기와 일치하는 것을 넘어 상당 부분 그가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일 항쟁기에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사오입 개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에 저항했고, 이어진 신군부 독재에도 맞서는 등 ‘투사’로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여는데 공헌했다.
평생을 거침없이 살았던 ‘김영삼’을 빼고는 한국 현대 정치사를 논할 수 없다. 27세이던 1954년 3대 총선에서 국회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9선 의원을 거쳐 1992년 12월 대선에서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평생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함께 40년 동안 한국 정치사를 쥐락펴락한 ‘3김 시대’의 주인공이었다. 그에게는 ‘결단의 정치인’ ‘소신과 용기의 지도자’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다녔지만, 비판론자들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그의 행적을 놓고 ‘변절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문민정부의 개혁
문민시대를 열며 대통령에 취임한 김영삼은 변화와 개혁을 강조했다. 취임과 함께 개혁을 밀어붙인 김영삼은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공직자의 재산 공개제도를 만들었고,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전개해 1996년 조선총독부 건물이던 중앙청을 철거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선 부정부패와 12·12 쿠데타에 대한 역사의 죄를 물었다.
군 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1979년 12·12 쿠데타를 주도한 이후 군을 장악해온 사조직 ‘하나회’를 해체시켰다. 검은 돈의 뿌리를 뽑겠다며 1993년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했다.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하지만 1993년 말 우루과이라운드 쌀 개방 파동으로 정부가 첫 위기를 맞기도 했다.
▲40대 기수론
1954년 3대 민의원 선거 때 고향인 거제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 27세 최연소 후보로 금배지를 단 김영삼은 이승만 대통령이 4사5입 개선을 강행하자 자유당을 탈당, 1991년 3당 합당 때까지 30여 년을 야당인으로 살았다.
대권의 꿈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은 1970년 9월 ‘40대 기수론’을 제창하면서였다. 그러나 대선후보 경선에서 필생의 라이벌인 김대중 씨에게 2차 결선투표에서 역전패했다. 생애 최초의 정치적 좌절이었다. 1972년 10월 유신 이후 개헌운동을 추진하던 그는 1974년 유진산 총재가 타계하자 최연소 제1야당 총재에 올라 반유신 반독재 투쟁을 매진했다.
▲목숨 건 23일간의 단식
1979년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소장 중심의 신군부는 1980년 5·17조치로 강압 통치를 이어갔다. YS는 이때부터 상도동 자택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연금 상태에 들어갔다.
1983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3주년을 맞아 그는 목숨을 건 23일 간의 단식투쟁을 벌였다. 이는 군부 강압통치에 숨죽여왔던 민주화운동의 돌파구 역할을 했다. 이후 그는 김대중과 함께 직선제 개헌 운동 및 6월 민주화운동 등을 주도했다.
▲3당 합당과 문민 대통령
양김 분열로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되고 이듬해 총선에서 김대중의 평민당에 밀려 정국 주도권을 뺏기게 되자 김영삼은 1991년 1월 노태우 대통령의 민정당, 김종필 총재의 공화당과 3당 합당을 결행, 정국 지형을 180도 바꾸었다. ‘구국의 결단’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는 길을 택한 것이었다.
건곤일척의 승부를 건 것이었다. 결국 김영삼은 내각제 파동과 계파갈등을 극복하고 1992년 대통령에 당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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