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재팬타운 몰의 행태
▶ 21세기 판 ‘쇄국정책’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네요.”
샌프란시스코 재팬타운 일본상인들의 “우린 되도 너네는 안된다”식의 행태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F 재팬타운 중심에 위치한 두 개의 쇼핑몰은 일본계 소유였다가 지난 2007년 타인종에 팔렸다. 그러면서 그 옆에 있던 일본 호텔도 팔렸다.
당시 일본계 상인들은 재팬타운을 상징하는 건물들이 팔려 나갔다며 ‘재팬타운’이란 이름 아래 수십여 년 터전을 일궈온 자존심에 상채기가 난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일본 상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미국 내 11개 이상의 프렌차이즈를 거느린 기업의 재팬타운 내 두개 백화점의 입점을 막는다는 조항을 시로부터 받아냈다.
얼핏 보면 소상인들의 권익 보호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얼마 전 이 곳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비일본계 상인이 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운영하는 상점이 11개 이상이 있는 대형 프렌차이즈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이미 이 백화점에 들어 온지 몇 년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이런 일이 벌어져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장사가 잘되니까 일본상인 중 누군가가 시에 투서를 넣은 모양이다”며 “이 지역 일본상인회의 텃세가 보통이 아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를 막기 위해 재팬타운 일본상인회를 찾아가 이들을 설득하는 등 백방으로 뛰고 있다. 시측이 조사 할 때 “퇴거를 원한다. 찬성한다”는 등의 압력만은 넣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일본상인회의 행사에도 적극 동참하겠고도 했다. 어렵게 일궈 놓은 터전을 한순간에 날려 버릴 순 없었기 때문에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들을 찾았던 것이다.
최근 가게를 오픈한 B씨는 아예 브랜드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는 일본상인회의 말을 들었다. 특정 브랜드 제품만을 판매하는 상점에 그 브랜드 이름을 상호로 쓰지 말라는 황당한 요구였지만 입점하기 위해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의견을 받아들였다.
관계자는 “아마도 우리 브랜드가 아시안 등에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두루뭉술한 이름을 원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같이 11개 이상의 프렌차이즈 기업은 안 되고, 그 상호도 안 된다는 재팬타운 백화점 안에는 일본 대기업 프렌차이즈 ‘다이소’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에 생긴 다이소는 일본의 100엔 숍 다이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2012년 기준으로 일본에 2,680개 점포, 일본 국외 28개국에 65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이같이 ‘일본계는 되고 비일본계 기업은 안된다’식의 빗장을 걸어 닫는 21세기 판 ‘쇄국정책’이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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