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12명에 백혈병 치료제 투여하자 말하고 걷게 돼

파킨슨병 뇌 속 발병 과정
만성 퇴행성 질환으로 치료가 어려운 중증 파킨슨병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한 결과 말하고 걷는 등 상태가 호전됐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12명에게 백혈병 치료제의 일종으로 항암제인 ‘닐로티니브’(nilotinib)를 6개월간 투여한 결과 환자들이 말하고 걷는 등 일상을 되찾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시카고의 신경과학학회지에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9일 보도했다.
연구팀을 이끈 챠벨 무사 박사는 "환자들이 초기에는 나무판자처럼 뻣뻣했지만, 실험이 끝나갈 무렵에는 걸어 돌아다니고, 무릎을 구부려 앉았다"며 "무미건조한 눈동자가 아니라 기쁨이 가득 찬 표정을 볼 수 있었다"고 결과를 전했다.
투약 이전에는 말을 하지 못했던 환자 3명은 투약 후 말을 하게 됐고, 휠체어에 앉아야만 했던 이들도 걸어돌아다닌다고 연구에 참여한 페르난도 파건 박사가 소개했다.
교수직에서 퇴직해 1977년 이 병에 걸린 앨런 호프만은 사이언스데일리에 "투약 전에 집에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지냈으나 이제는 쓰레기를 버리고, 식기세척기를 돌리며, 식탁을 정리하고, 고기 굽는 걸 전담한다"고 기뻐했다.
호프만은 "닐로티니브가 삶을 바꿨다고 한다면 오히려 과소평가"라고 극찬했다.
닐로티니브는 뇌 세포에 쌓여 결국 뇌 세포를 죽이는 단백질을 청소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뚜렷한 성과가 나왔지만 많은 의사는 이 투약 실험이 위약 효과도 있고, 통제 비교 그룹도 설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런던 킹스 대학의 캐롤 레이 초두리 교수는 "만일 파킨슨병에서 회복했다면 이약은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투약) 기간과 규모를 볼 때 조금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파킨슨병 자선재단의 아서 로치 책임 연구원도 "환자들에게 이득이 됐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투약 성과를 무턱대고 반길 수 없다고 말했다.
무사 박사 연구팀은 더 많은 다른 파킨슨병 환자와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