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7과 8이 탑재된 PC에 윈도우 10 설치파일을 ‘몰래 다운’시켜 논란을 빚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에는 ‘묻지마 강제설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운영체제(OS)로 윈도우 7이나 8을 써야 하는 사용자의 PC에 윈도우 10이 강제로 설치될 경우 호환성 문제로 회사 업무용 프로그램을 쓰지 못하거나 인터넷 뱅킹이 먹통이 되는 등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MS는 이것이 실수였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MS의 해명에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의도적인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17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아스 테크니카’의 보도를 인용해 이런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최근 윈도우 7과 8이 깔린 PC에 표시되는 윈도우 업데이트 창에서 윈도우 10을 설치할지 여부를 묻는 선택 박스에 디폴트로 체크 표시를 해 뒀다.
이 때문에 사용자가 윈도우 7이나 8에서 중요 보안 업데이트를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윈도우 7이나 8의 보안 업데이트만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 윈도우 10 업그레이드까지 강제로 설치돼 아예 OS 자체가 뒤바뀌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게다가 윈도우 10 선택 박스에 체크 표시가 디폴트로 돼 있기 때문에 설령 사용자가 이를 알아차리고 이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입력하더라도 윈도우 보안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이 창이 매번 뜨게 된다.
이 사실이 아스 테크니카 보도로 공개되자 MS는 "윈도우 7과 8.1 고객들에게 윈도우 10을 보급하려는 우리 노력의 일환으로, 윈도우 10 업그레이드가 윈도우 업데이트 제어판에 선택 업데이트로 나타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윈도우 업그레이드 제어판은) 윈도우에 대한 권장 업데이트와 선택 업데이트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가는 직관적이고 신뢰받는 장소"라고 해명했다.
MS는 이어 "최근 윈도우 업데이트에서 이 옵션이 디폴트로 체크됐다"며 "이것은 실수였으며 이 체크 표시를 없애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브스는 IT 전문매체 인포월드의 분석을 인용해 MS의 해명 자체가 진실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인포월드의 심층 분석에 따르면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라는 선택 박스가 디폴트로 체크돼 있는 스크린샷이 10월 9일자로 이미 존재했다.
그런데 MS의 해명은 이와 어긋난다. MS가 주장한 ‘최근 윈도우 업데이트’는 10월 13일에 있었기 때문이다.
즉 MS에서 "이런 조치를 할 권한을 지닌 위치에 있는 누군가"가 이런 윈도우 10 강제 설치 기능을 10월 9일 혹은 그전에 넣었고, MS는 아스테크니카 보도로 이 사실이 공개되기 전까지 이를 계속했다는 뜻이다.
포브스는 이런 모순에 대해 "어느 쪽 말을 믿겠느냐고 MS의 공보담당자가 따질 수도 있겠지만, 이 회사의 행적을 볼 때 이 회사가 하는 얘기의 신빙성이 상당히 훼손된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MS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행적’의 예로 MS가 윈도우 7과 8 PC에 윈도우 10 설치 파일이 몰래 다운로드되도록 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MS는 지난달부터 윈도우 7과 8 사용자가 윈도우 10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용자들의 PC에도 윈도우 10 업그레이드용 이미지 파일이 사용자 몰래 강제로 다운되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파일의 용량은 3.5∼6.0 GB(기가바이트)에 이른다.
지난달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 언론매체들에는 사용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신요금 폭탄’을 맞은 사례와 저장용량이 부족해져 불편을 겪은 사례가 잇따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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