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졸업 청년부터 학부모까지 다양
▶ 취업난과 입시경쟁 탈출구로 생각
전문가들 "구체적 계획 없는 현실도피 위험"
최근 들어 미국으로 건너오는 한인들 중에 ‘그냥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히는 사람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군대까지 다녀온 김 모(24)씨는 지난 1월 부모와의 상의 끝에 한국에서의 대학 복학을 포기하고 미국행을 선택, 최근 북가주에 안착했다.
김 모 씨는 "미국에서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앞으로 졸업을 해도 한국에서의 취업도 만만치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정치권의 이전투구 모습을 보니 그냥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면서 "좀 더 고생은 될지 모르겠으나 자유로운 생활과 합리적 사회구조가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가을학기부터 쿠퍼티노에 위치한 디안자 칼리지에 입학한 서 모(19)군도 "어린 시절 외국에서 공부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라 생각하고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군은 아예 2-3년의 시간이 지난 후 미군 입대를 통해 시민권을 받은 뒤 부모님까지 초청해서 미국에 정착하겠다는 생각까지 갖고 있다.
이처럼 성인이 된 후 혼자 미국행을 택한 경우도 있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도 너무나 치열한 경쟁체제의 사회구조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싫어 미국행을 택한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고학년을 자녀로 둔 박미연(38.가명)씨는 실리콘밸리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박 씨의 남편은 한국에서 크지는 않지만 소기업을 착실하게 운영하고 있어 먹고 사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수없이 느낄 수밖에 없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부모들의 조기교육 열의 탓에 부담감을 느껴 첫째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이주를 생각했다고 한다.
박 씨는 "아이들이 무한경쟁체제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생각하니 끔찍스러웠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순수함을 잃지 않고 해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게 하려고 미국으로 건너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민관련 전문가들은 "미국으로의 이주와 관련한 이유를 물어보면 그냥 한국에서 살기 싫다는 이유가 많아 놀랐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이유로 미국으로의 이주를 생각하는 이들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이주계획이 없거나 도피성 이주라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보기에는 자유스러워 보이지만 인종차별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어 미국 이주 후 새로운 박탈감이나 문제점에 힘들어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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