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과 0-0… 무패(1승2무)로 동아시안컵 우승
▶ 슈팅수 25-4 불구 북한 골키퍼 리명국에 막혀
남자축구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주장 김영권이 우승트로피를 치켜들고 선수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
한국 남자축구가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에서 7년만에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여자축구는 북한에 패해 준우승에 그치며 남녀 동반우승은 좌절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대표팀은 9일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북한과의 대회 3차전 최종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일방적인 공세를 퍼붓고도 끝내 북한(1승1무1패, 승점 4)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대회를 1승2무(승점 5)로 마친 한국은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 중국(1승1무1패, 승점 4)이 일본(2무1패, 승점 2)과 1-1 무승부에 그치면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손에 땀을 쥐고 관중석에서 중국-일본전을 지켜본 태극전사들은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환호성을 지르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 대회에서 지난 2008년 이후 7년만에 처음이자 통산 3번째로 우승을 차지하며 중국을 제치고 역대 최다우승국으로 올라섰다. 북한은 중국에 골득실에서 뒤져 3위가 됐고 일본이 ‘꼴찌’로 대회를 마쳤다.
슈틸리케호는 이날 슈팅수 25-4가 말해주듯 시종 일방적으로 북한을 압도했다. 결정적인 득점찬스만도 10여회가 넘었을 정도로 북한 골문을 맹폭했다. 하지만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신들린 ‘수퍼 세이브’ 퍼레이드와 수비수들의 몸을 날린 육탄방어, 그리고 골 결정력 부족으로 끝내 한골도 얻지 못하고 승리없이 돌아서고 말았다. 하지만 이어진 경기에서 중국이 일본과 1-1 무승부에 그치면서 우승 트로피는 챙길 수 있었다.
이정협을 원톱으로 이종호와 이재성, 김승대를 전면에 배치한 4-2-3-1전술로 나선 한국은 전반 4분 왼쪽 풀백 이주용의 위협적인 슈팅으로 포문을 연 뒤 8분 권창훈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강력한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가 완벽한 선제골 찬스를 놓쳤다. 이어 12분엔 이종호의 대포알 중거리슛이 리명국 정면으로 향했고 40분 이재성의 왼발슈팅도 리명국에 막혔다.
후반에도 한국의 일방 공세를 계속 이어졌고 13분 권창훈의 왼쪽 측면 크로스가 북한 수비수 오른팔에 맞았으나 주심이 이를 놓쳐 페널티킥을 얻지 못했다. 후반 29분엔 이정협이 골문 정면에서 때린 강력한 슈팅이 리명국의 얼굴에 맞고 튀어나왔고 이를 다시 권창훈이 강하게 왼발로 때렸으나 이번엔 수비수에 맞고 나와 탄식을 자아냈다. 이어 후반 막판엔 교체투입된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골문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재치있는 힐킥으로 연결했으나 이마저 리명국의 동물적인 선방에 막히면서 결국 아쉬운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한편 전날인 8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여자축구 최종전에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북한(3승)에 0-2로 패해 2승1패로 대회를 마치며 준우승에 그쳤다. 북한은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지난 2005년 이 대회에서 북한에 1-0으로 유일한 승리를 거둔 뒤 10년 만에 두 번째 승리를 노렸으나 끝내 실패하면서 북한과 역대전적에서 1승1무14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22분 북한 윤송미의 왼발 프리킥이 수비벽에 맞아 굴절되면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 선취점을 내줬다. 한국은 이에 앞서 전반 11분 정설빈의 중거리슛이 북한 골키퍼 홍명희의 다리사이로 빠져나갔지만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홍명희가 겨우 잡아냈고 선제골을 내준 뒤인 전반 28분엔 왼쪽을 돌파한 정설민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가며 아쉬운 입맛을 다셨다.
이후 안정을 찾은 북한은 후반 6분 라은심이 추가골을 터뜨려 승기를 굳힌 뒤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한국의 공세를 차단하고 2골차 승리를 지켜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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