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탬프(저소득층을 위한 정부의 식비지원)를 받는 극빈층을 동물과 비교한 미국 오클라호마 주 공화당 지부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1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클라호마 주 공화당은 전날 페이스북에 ‘역설의 교훈’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글을 올렸다가 십자포화를 맞고 나서야 이날 글을 지우고 공개로 사과했다.
오클라호마 주 공화당은 문제의 글에서 ‘미국 농무부가 운용하는 푸드스탬프 프로그램은 올해 4천600만 명에게 무료로 음식과 식비를 지원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면서 ‘이에 반해 미국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국은 우리에게 공원에서 동물에게 음식을 주지 말라고 한다. 동물이 인간이 던져주는 음식에만 의존해 클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아무 연관도 없는 내용을 서로 붙인 뒤 정부의 식비 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을 동물에 견줘 마치 자립할 방법을 모르는 부류로 깎아내린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쇄도했다.
’정말 살아 있는 사람을 동물과 비교한 것이냐’며 진지하게 반문하는 글, 보수 개신교 신자를 앞세운 한쪽에서는 십계명 비석을 계속 주 의사당 앞에 두라고 강변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가난한 이를 도우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무시하는 공화당 내부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역설’이라고 꼬집는 글 등이 나왔다.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칭한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이러한 비교는 모욕적인 것을 넘어 수치스럽고 역겨운 것"이라면서 "복지에 대한 타당한 논쟁 기회를 빼앗아 도리어 역효과를 낳는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판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특정 상황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이를 계속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오클라호마 주 공화당을 지지하는 의견도 간혹 보였다고 폭스 방송은 소개했다.
현역 군인, 장애인, 은퇴 군인, 고령자, 어린이 등이 푸드스탬프의 수혜 대상으로, 현재 60만 명의 오클라호마 주민이 혜택을 받는 상황에서 오클라호마 주 공화당의 주장은 현실을 잘 모르는 처사라는 견해가 많다.
심지어 공화당 소속 메리 폴린 주지사가 이끄는 오클라호마 주 보건부마저 "창피하다"면서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궁지에 몰린 오클라호마 주 공화당 지부장인 랜디 브로그던은 정부 정책의 유사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뿐, 인간과 동물을 비교해 극빈층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정부의 복지 지출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나서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보다 자유시장 원칙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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