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입시험인 ‘가오카오’가 끝난 직후 이혼소송이 급증하는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중국 북경신보가 보도했다.

이는 수험생인 자녀들에게 충격을 주지 않으려고 이혼을 시험이 끝날때까지 미뤄오다 시험이 끝난 직후에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가오카오가 끝난 뒤인 6월부터 9월까지 전국 각지에서의 합의이혼 건수는 대폭 증가해 이혼의 새로운 추세가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09년 이후 랴오닝, 후난, 칭하이, 톈진, 충칭, 산둥, 저장, 허난 등에서 가오카오 직후 20일간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 건수는 직전 20일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후난성 창사시의 5개 구에서 가오카오가 진행되던 일주일간 이혼소송을 제기한 부부는 247쌍이었던데 반해 시험 직후 일주일 간 이혼소송을 제기한 부부는 493쌍으로 대폭 늘어났다.

신문은 심리상담 전문가와 이혼전문 변호사들도 최근 평소보다 많은 20~30건의 상담 및 소송의뢰를 받고있다면서 이혼을 가오카오 뒤로 미룬 부부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왕모(여)씨는 남편과 이혼도장을 찍은 지 5년이 됐지만, 수험생인 딸은 최근 가오카오를 치를 때까지 부모의 이혼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부모가 5년 동안 주말부부 행세를 하며 부부생활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바람을 피워 바깥에서 아들을 낳은 사실을 안 왕씨는 2010년에 남편과 이혼했지만, 딸이 충격을 받을까 걱정한 나머지 기숙사에서 사는 딸이 돌아오는 주말에는 남편과 여전히 부부 행세를 해 왔다고 한다.

린모(여)씨는 3년 전 마약중독으로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과 이혼을 결심했지만 딸의 학업에 지장을 줄까싶어 소송 제기를 미뤄왔다.

딸의 시험이 끝난 뒤에 린씨는 이혼을 하겠다는 결심을 딸에게 알렸다고 한다.

딸은 뜻밖에도 어머니의 결정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면서 대학에 들어가 어머니를 돌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에 363만7,000쌍의 부부가 이혼하는 등 2003년 이후 12년째 이혼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