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 하기로 결심하고 첫 음정을 어떻게 잡을까 고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말 흑인교회 총기난사 희생자의 장례식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부르기 직전 멈칫한 까닭은 무엇일까.
미국 ABC방송이 7일 오바마 대통령 집권 2기의 최고의 순간으로 꼽힌 이 장면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처음 오바마 대통령이 이 아이디어를 꺼냈을 때 부인 미셸과 발레리 자렛 백악관 선임고문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미셸은 "도대체 그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면박을 줬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고집을 아는 자렛은 "음…"이라며 곤혹해 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굴하지 않았다. 그는 장례식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농구경기장으로 향하던 헬기에서 두 사람에게 자신의 구상을 집요하게 설명했다.
오바마는 "내가 선창하면 추모객들이 따라 부를 것"이라고 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선창하자, 성가대와 6천여 명의 추모객은 합창했다. 비극을 승화시켜 장례식장을 거대한 감동의 무대로 만들려 한 오바마 대통령의 예상이 적중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 도착할 때까지도 오바마 대통령은 마음의 결정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자렛 선임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에게 추후 "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하지만 내가 노래를 부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두 사람에게는 미리 ‘경고’한 것"이라고 최근 아스펜 연구소가 주최한 한 행사에서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연단에 서자마자 노래하기로 마음 먹었다. 장례식장의 경건하면서도 열정적인 공기가 그의 결심을 굳힌 것이다.
자렛 선임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교회는 분명히 그의 편이 됐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이 자신과 함께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의문의 한 장면. 오바마 대통령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기 직전 잠시 연설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자렛 선임고문은 나중에 "노래를 부를지 말지 고민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대답은 "그게 아니라 첫 음정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멋지게 부르려고 고민한 셈이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영국 성공회 존 뉴턴 신부가 흑인 노예무역에 관여했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이 죄를 사해준 신의 은총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찬송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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