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 트럼프 고공행진 민주에 호재, 공화에 악재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AP)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 밖의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멕시코계 이민자들을 마약범죄자와 성폭행범에 비유해 막말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는 1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성향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공화당 후보 중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CNN의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12%의 지지율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19%)에 이어 공화당 후보군 중 2위를 달렸다.
하지만, 이런 구도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을 더욱 민주당 쪽으로 쏠리게 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민주당으로서는 트럼프가 천우신조(divine intervention)나 마찬가지"라며 트럼프의 인기가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민주당의 선거 전략가인 폴 베갈라는 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참가한 것은 신이 유머감각을 갖춘 민주당원인 덕분"이라며 이번 파문을 반겼다.
호기를 잡은 민주당은 일제히 ‘트럼프 때리기’에 나서면서 이번 막말을 개인의 돌출 발언이 아닌 공화당 전체의 문제로 비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두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최근 버지니아 주 유세에서 "최근 한 공화당 대선후보가 이민자를 마약밀수범, 성폭행범 등의 범죄자로 묘사했다"면서 "우리는 경멸의 언어, 모욕, 인신공격을 쫓아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트럼프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비판한 것은 막말 파문을 공화당의 다른 후보들에게 연계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WP는 분석했다.
멕시코계 후손이자 차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훌리안 카스트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멕시코인을 모욕했다"고 비판한 뒤 "그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보다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어 여러 가지 면에서 공화당의 얼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거전략가인 에릭 스미스는 "공화당의 위기는 트럼프가 정신적 간판이 됨으로써 라틴계와 젊은 유권자, 무당층 사이에서 당의 브랜드가 추락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부시 전 주지사와 쿠바계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히스패닉 유권자 공략에 공을 들여온 공화당으로서는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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