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FIFA 집행위원 블레이저 재판서 자백 사실 공개
▶ 부패·비리 스캔들 수사 협조하는 내부고발자로 변신
척 블레이저 전 CONCACAF 사무총장은 FiFA 집행위원 시절 개최국 선정과 관련, 각종 뇌물 수여 사실을 재판에서 시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과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미국인 척 블레이저(70)가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자신을 포함한 FIFA 고위간부들이 뇌물을 받은 사실을 법정에서 자백한 사실이 공개됐다.
이날 미 검찰이 공개한 40페이지 분량의 재판기록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1월25일 미 연방법원에서 탈세와 갈취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은 블레이저는 레이몬드 디어리 판사에게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나를 포함한 FIFA 집행위 간부들이 남아공을 2010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하는데 있어 뇌물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최근 기소된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이 남아공을 월드컵 개최지로 지지하는 대가로 1,000만달러를 받았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발언이다. 블레이저는 당시 FIFA 집행위원이자 CONCACAF 제2인자였다. 남아공은 개최국 선정투표에서 14-10으로 모로코를 따돌리고 월드컵 개최권을 따냈다.
그는 또 지신이 1992년 1998년 월드컵 개최권 선정과정에서도 뇌물 수령에 관여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모로코 대표측은 월드컵 유치를 위해 100만달러의 뇌물을 제시했으며 블레이저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당시 개최권을 12-7로 프랑스에 돌아갔었다.
블레이저의 자백에 디어리 판사가 “검사들은 FIFA와 그 종사자, FIFA를 구성하는 관련 조직을 ‘RICO’라고 지칭한다. RICO란 ‘협잡이 판치는 썩은 조직(Racketeering Influenced Corrupt Organization)’의 머릿글자를 딴 말”이라고 언급했다는 대목도 재판기록에 담겨있다.
당시 재판에 이끈 검사는 지금 FIFA 비리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로레타 린치 현 미 법무장관이다. 린치 장관을 비롯한 검사들은 블레이저에 대한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요청하는 등 수사 보안 유지에 신경을 썼고 이 재판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FIFA 비리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블레이저는 자신이 FIFA에서뿐만 아니라 북중미 챔피언전인 골드컵에서도 중계방송 등 이권과 관련해 1993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각종 뇌물과 뒷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재판과정에서 인정했다. 공갈, 온라인뱅킹 사기, 돈세탁, 소득세 탈루, 해외계좌 거래신고 의무 위반 등의 죄목으로 최대 2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한 블레이저는 미 정부의 FIFA 비리 수사에 협조키로 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