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과 여중생은 정말 사랑했을까.
연예기획사를 운영한 A씨는 2011년 자신보다 27세 어린 B양을 만나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고, B양이 임신한 채 가출하자 한 달 가까이 동거했다.
그러나 이후 B양은 성폭행을 당했다며 A씨를 신고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B양과 서로 사랑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징역 12년, 2심은 징역 9년의 중형을 선고했지만,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A씨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있는 동안 B양이 매일 면회를 간 점, 주고받은 문자 등을 고려할 때 서로 사랑했다는 A씨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파기환송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B양은 A씨의 강요로 면회를 갔고 편지도 쓴 것이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양측은 그간 서로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B양이 A씨를 면회갔을 당시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했지만 모두 서로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부분만 일부 발췌한 것이었다.
법정에 제출된 경찰 수사보고서를 보면 B양은 수사 당시 A씨의 강요로 면회를 갔고, 편지를 적게 쓰면 A씨가 "왜 이것밖에 안썼냐. 다음부터는 꽉 채워써라. 그래야 남들이 볼 때 우리가 사랑하는 사이로 보일 것 아니냐"고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사보고서에는 이런 대화 내용을 구치소 녹취록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돼 있다.
A씨의 변호인이 별도로 제출한 구치소 녹취록에는 오히려 A씨가 B양에게 ‘택시 끊기면 안 되니 오늘은 (구치소 면회실에서) 편지를 쓰지 말고 가라’고 하거나 ‘편지를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서울고법 형사8부(이광만 부장판사)는 1일 A씨에 대한 재판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내달 27일 법정에서 두 사람이 면회 당시 나눈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전체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를 위해 우선 양측에서 먼저 녹음파일을 녹취록으로 각각 작성해 각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B양이 실제 사용했던 휴대전화 등을 제출받아 대검찰청에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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