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즉각 시행’ 발표…미국은 9·11 이후 도입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의 추락 원인이 조종실에 홀로 남은 부기장의 고의 때문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제적으로 ‘조종실 2인 상주’ 규정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호주 정부는 30일 운항 중인 기내 조종실에 어느 때든 2인이 있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며 이 조치는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워런 트러스 호주 부총리 겸 교통장관은 이번 조치는 50인 이상 비행기의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에 적용된다며 조종사 중 1명이 조종실을 떠날 경우 승무원 1명이 대신 들어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호주 비행기에서는 조종실에 홀로 남는 게 허용됐다.
트러스 부총리는 "지난 30~40년 동안 조종사 자살로 추정되는 항공기 추락사고만 아마도 10여건에 이를 것"이라며 비행편마다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저먼윙스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3월 8일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실종사건도 조종사의 자살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1년 9·11 테러 후 조종사 1명이 조종실을 벗어나면 다른 승무원이 투입돼 항상 2명이 조종실을 지키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도 조종실에는 반드시 2명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1년에 2번 이상 조종사의 정신 감정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저먼윙스 사건 이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국가나 항공사들은 이같은 규정을 두지 않았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의 관계당국이나 영국 저가항공사인 이지젯 등은 사고 이후에야 이같은 규정을 경쟁적으로 도입했다.
저먼윙스의 모기업 루프트한자의 카르스텐 슈포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 ‘조종실 2인 상주 규정은 필요하지 않다’라고 밝혔다가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다음날 관련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물러섰다.
유럽항공안전청(EASA)도 지난 27일 비행기 운항 내내 조종실에 2명의 승무원이 함께 있게 하도록 항공사들에 권고했다.
이밖에 조종사들에 대한 정신 감정이 비행훈련 학교나 항공사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조종사들의 심리이상 상태를 걸러내는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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