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 자국 인질살해 협박시한 임박
▶ “테러에 굴복 않는다” 입장만 반복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일본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밝힌 시한이 다가오면서 일본 정부가 곤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카와 하루나(42)와 고토 겐지(47) 등 두 명의 인질과 함께 유튜브 영상에 등장한 복면괴한은 “72시간 내에 2억달러를 몸값을 내라”고 일본 정부를 겁박했다.
72시간이 정확히 언제 종료되는지는 불분명하다. 동영상 공개시점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가 해당영상을 확인한 시점인 20일 오후 2시50분이 괴한이 언급한 72시간의 기점으로 봐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질을 억류한 세력이 이보다 빨리 동영상을 공개했더라도 일본 정부가 해당 동영상을 확인한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72시간이 종결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인질을 억류한 세력이 이를 수용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일본 정부가 해석한 시한도 23일 오후 2시50분으로 만료된다.
중동을 방문 중이던 아베 신조일본 총리가 사태 대응을 지휘하기 위해 21일 오후 5시10분을 조금 넘겨 도쿄의 총리관저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46시간도 채 남아 있지 않았다.
현재 일본 정부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원칙론을 반복하고 있으나 몸값을 내는 구상에 대한 의견이 어떤지, 혹은 몸값을 내는 것은 테러에 굴하는 것인지 등의 질문에는 딱 부러지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인질 억류세력이 제시한 몸값은일본 정부가 발표한 2억달러 규모의 중동지원 구상에서 뽑아낸 액수다.
아베 총리가 공개한 2억달러 지원금은 IS 대책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는데 동영상 속의 괴한은 이를 ‘여성과 아이들을 죽이고 이슬람교도의 집을 파괴하는 데 쓰이는 돈’ ‘IS의 확대를 막고 이슬람 전사와 싸울 종교적 배반자를 양성하는 데 쓰일 돈’으로 규정했다.
일본 정부는 아랍권의 외교채널을 총가동해 중동지원 구상이 인도적 차원에서 마련된 것임을 설명하고 있지만, 몸값 협상 없이 인질들을 구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일자 뉴욕타임스(NYT)는 IS가 처음으로 참수한 미국인 인질 제임스 폴리와 같은 감옥에 억류됐던 외국인 인질 23명의 운명을 일일이 추적한 결과 폴리가 붙잡힌 지난 2012년 11월 이후부터 약 2년 동안 거액의 몸값이 낸 대다수의 유럽계 인질은 풀려났지만 몸값 지불 거부를 엄격한 시책으로 삼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 출신 인질들은 처형되거나 계속 억류돼 있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조직들에 지불된 몸값(2014년 달러 기준)은 프랑스 5,810만달러, 스위스1,240만달러, 스페인 1,100만달러였다. 알카에다 등이 몸값으로 최소 1억2,500만달러를 벌여들었다는 얘기다. 유럽 국가들은 자국 인질 몸값을 대리인 네트웍을 통해 냈으며때로 개발원조 형태로 위장하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사태로 ‘초읽기’에 몰린 일본정부가 원칙 고수와 타협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할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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