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새 캡틴 기성용이 차두리와 함께 패스를 주고받으며 몸을 풀고 있다. <연합>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 캡틴으로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호주 캔버라의 디킨 스테디엄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기성용을 주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애초 주장은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 추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까닭에 슈틸리케 감독이 기성용을 주장으로임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주장 선임과 관련해 선수들의 의견을 물었으나 선수들이 구자철을 대신할 선수를 추천하는 데 심적부담을 느껴 아무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면서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선수들의 이 같은 정서를 고려해 지목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구자철(마인츠)은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주장으로 나섰으나 실전감각 저하를 출전여부가 불투명해지면 주장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의견교환을 거쳐 기성용은 새 캡틴으로 임명했고 기성용이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에 팀을 이끌 부주장으로 이청용(볼턴)을 지명했다.

한편 기성용은 주장 선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승은 한 선수의 역랑으로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이라며 팀의 단결을 강조했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팀에 합류한 기성용은 “아직 몸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면서 “중요한 경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팀에 합류해 다른 선수들보다 집중해서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표팀의 새 주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심적 부담감을 드러내며 구자철이 계속 주장을 맡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언론에서 자철이 얘기를 많이 하는데 자철이는 우리 팀에서 가장 좋은 선수”라며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었고 동료도 그를 잘 따른다. 대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구자철이 앞으로도 우승을 목표로 팀을 잘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전의 부진은 구자철의 책임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용은 “그때 전체적으로 팀이 부진했지 구자철이 부진한 게 아니었다”면서 “그 친구에게 과도한 비난이 집중되는 게 개인적으로 많이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출전여부가 불투명한 구자철 대신 팀의 중원리더인 기성용에게 캡틴 완장을 맡기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