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주 변호사, 미대 진학 후 시험적 전시회로 화제
“내년 졸업 후 작품활동 및 후진양성 계획”
시애틀지역 한인사회에서 20여년간 활동해온 1.5세 변호사 전은주(영어명 제니 전)씨가 전문 화가로 변신을 꾀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 변호사는 소리소문 없이 변호사 일을 중단하고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애틀의 코니쉬 예술대학에 지난 2011년 입학,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여러 소재를 사용하지만 주로 유화를 그리는 전 변호사는 졸업을 앞둔 과정의 하나로 최근 아들, 딸 뻘인 동급생들과 이색 전시회를 가졌다.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는 주차장 공간에 유홀(U-Haul) 이사트럭을 세워놓고 그 안에 작품을 전시하는 시험적인 형태였다.
기존의 전통적인 갤러리만이 아니라 어떠한 공간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 Space As Commodity(공간의 상업화)’라는 주제로 기획된 전시회였다.
전 변호사는 이 전시회에서 태어난 곳과 사는 곳이 다르고, 이중문화 속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자체도 상업화가 되고 있음을 표현했다. 여자 한복을 입은 자유여신상이 있는 가운데 벽에는 갖가지 상업적 모습을 한 자유여신상의 얼굴을 담은 그림의 액자들이 장식됐다.
전 변호사는 전시회를 찾은 친구들에게 “나 역시 한인 1.5세로 한국과 미국의 두 문화를 접하고 있고, 이런 상황 속에서 이민자로서의 사회적 이슈와 문화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내년 5월 졸업 후 미술 작품을 통해 이 같은 이슈를 다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교생인 16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 온 뒤 워싱턴대학(UW)을 거쳐 뉴욕대(NYU) 로스쿨을 졸업하고 1993년부터 시애틀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해온 그녀가 누구나 선망하는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변호사 일을 접고 화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갈망 때문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부모나 사회적 기대 등으로 법조인의 길을 걸었던 그녀가 이제는 대학에 다니는 큰 딸 등 3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만큼 오래 간직해온 ‘화가로서의 꿈’에 용기 있는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전 씨는 “변호사 자격증은 시애틀 한인사회에 봉사하는데 사용하고 내년에 졸업하면 미술 작품 활동을 하면서 미술 학도들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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