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상 유사성 있을 뿐’ vs ‘베꼈다는 느낌 든다’
▶ 전문가 ‘괜찮은 곡이지만 진보성 사라져 아쉬워’
가수 서태지가 5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의 선공개곡 ‘소격동’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음악팬은 ‘소격동’의 분위기가 스코틀랜드 출신 밴드 ‘처치스’의 ‘The Mother We Share’와 흡사하다고 주장하며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서태지가 표절 논란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난 알아요’는 밀리 바닐리의 ‘Girl You Know It’s True’, ‘교실 이데아’는 ‘비스티 보이스’의 ‘Pass The Mic’, ‘컴 백 홈’은 ‘사이프러스 힐’의 ‘Insane In The Brain’을 표절 혹은 참고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게 사실이다. 특히 ‘컴 백 홈’의 경우 ‘사이프러스 힐’의 보컬과 창법이 흡사해 표절 시비가 거세가 붙었다. 서태지로 인해 마니아 취향의 밴드인 ‘비스티 보이스’나 ‘사이프러스 힐’이 한국 음악팬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졌다. 서태지의 8집 ‘아트모스 파트 모아이’의 타이틀곡 ‘모아이’는 영국의 세계적인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15 Step’과 초반부 드럼 파트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곡뿐만 아니라 앨범 재킷도 표절 의혹을 받았다. 태아 이미지를 차용한 8집 싱글 재킷은 아이슬란드의 유명 밴드 ‘시규어 로스’가 발표한 앨범 ‘Agaestin Byrjun’ 재킷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공연 포스터도 표절 시비에서 자유롭지 않다. 서태지의 컴백 공연 ‘크리스말로윈’의 홍보 포스터는 팀 버튼 감독의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 포스터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흡사하다.
그렇다면 발매와 함께 음악 차트 1위를 휩쓸며 인기를 끌고 있는 ‘소격동’은 과연 ‘처치스’의 ‘The Mother We Share’를 표절한 걸까. 일단 곡을 들어본 음악팬들은 두 곡의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실제로 ‘소격동’과 ‘The Mother We Share’는 일부 리듬, 악기 사운드, 보컬 음색이 흡사하다. 모두 중독적인 후크가 매력적인 몽환적인 신스팝(일렉트로닉의 하위 장르)이다.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일렉트로닉 장르의 특성, 비슷한 분위기의 보컬로 인해 나온 오해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이들은 서태지가 랩, 힙합, 댄스, 록, 메탈, 일렉트로닉, 펑크, 하드코어 등의 온갖 장르를 넘나드며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재창조’한 음악을 해왔다면서 ‘소격동’ 역시 이 같은 장기의 연장선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장르상 유사성을 차치하고서라도 두 곡이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주장도 있다. H(30)씨는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베꼈다는 느낌이 든다. 친구들에게 ‘처치스’의 노래를 들려줬더니 깜짝 놀라더라”라고 말했다.
표절 여부를 떠나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서태지가 외국 밴드의 음악과 흡사하게 들리는 음악을 내놓은 것을 아쉬워한 네티즌도 있다. 한 네티즌은 “일렉트로닉 장르 특성상 노래가 다 비슷비슷하게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악기 소스와 멜로디라인을 다르게 썼으니 표절 논란을 피해갈 수는 있겠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문화 대통령, 시대의 아이콘 등 수많은 타이틀을 가진 서태지가 이런 짜치는(부족한) 음원을 내놓았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평론가는 서태지의 ‘소격동’에 대해 “듣기에 무난했다”면서 “괜찮은 곡이긴 하지만 훌륭하다고 말하기엔 뭔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사로 암울한 시대상황을 풀어내는 작사법은 훌륭했다”면서도 “서태지만의 진보성이 사라진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 정식 음반을 들어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서태지 신곡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서는 “치처스의 노래와 닮은 구석이 있는 건 맞지만 표절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서태지급 뮤지션이라면 좀 더 조심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