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금유용 도박 잊혀지기도 전에 카지노관광행 우려
▶ 노년층 위한 건전한 놀이문화 개발 시급
치매방지나 소일거리로 도박장을 찾는 노인들이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산호세 60대 A씨도 도박에 빠져 지낸 세월이 20년이 넘는다. 가산을 탕진한 후 이혼당했지만 도박만은 끊지 못했다.
도박에 인생을 바친 아버지 때문에 A씨 가족이 당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결혼한 딸은 아직도 아버지의 도박빚을 갚느라 허덕이며 살고 있다. 딸의 소셜번호로 신용카드를 만들어 도박에 쓰는 아버지 때문에 딸 가정도 피폐해졌지만 요즘도 아버지는 카지노에 발길을 하고 있다. 한인중독증회복센터 이해왕 선교사는 "60대 이후는 도박을 끊기 더 힘들다"면서 "(도박을 하면서) 이대로 살다가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도박에 빠진 노인들은 처음에는 관광정도로만 알고 카지노행 버스에 오르지만 앉아서 하는 게임 중 이보다 더 재미난 것은 없기 때문에 누구나 한번 도박에 손을 대면 문제도박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한 노인회 전 회장이 공금유용 도박하다가 단체에 타격을 입힌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노인회들이 앞다퉈 봄야유회로 카지노여행을 떠난다는 소리에 일부에서는 또다른 문제도박자를 양산해내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한 노인회 관계자는 "여행경비 10달러(차비) 가지고 떠날 곳이 어디 있느냐"면서 "회원들이 오랜만에 콧바람 쐬고 기분도 전환하고 오는 것이 나쁠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이 카지노 여행경비를 후원하는 한 단체장은 "노인회에서 (경비후원을) 원해서 도와드리는 것뿐"이라며 크게 잘못된 점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오클랜드 다운타운에서 하루 몇차례 출발하는 카지노행 관광버스에는 한인노인들도 자주 눈에 띈다. 이 선교사는 "노인들의 수입은 한정돼 있어 도박으로 돈을 잃고 나면 재정적으로 회복되기가 힘들기 때문에 다른 연령층보다 도박피해가 아주 심각하다"면서 "실제로 연금이나 생활보조금을 도박으로 탕진한 노인들 중에는 렌트비를 못내는 것은 물론 필요한 식료품과 의약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인중독증회복센터에 따르면 2010년 인구센서스에서 미주 한인은 170만명으로 집계되었다.
여기에 미국 도박율 3%만 적용해도 미주한인 5만여명이 도박문제에 빠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중 여성은 25%인 1만2,000명, 노인층은 10%인 5,000명 정도이다. 이 선교사는 "가족, 친구들이 도박하는 사람에게는 일체 돈을 갚아주거나 빌려주지 말아야 한다"면서 "도박을 안 하고도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도박자에게 심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회적으로 노년층을 위한 건전한 놀이문화 개발, 노년층 도박방지 및 예방을 위한 상담이 뒷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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