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에 살다가 북가주인 이곳 스탁톤에 이사와 산 지 17년째다. 내가 이사올 당시만도 스탁톤(Stockton)에 이사오면 스턱(stuck)된다고 할 정도로 매력있는 도시였다. 한시간 반 정도만 가면 요세미티, 레이크 타호, 샌프란시스코 등 명소를 갈 수 있는 좋은 위치이고, 수영장 딸린 궁궐 같은 집도 도시의 1/3 가격이면 살 수 있었으며, 주변에 와이너리(winery)가 즐비해서 누구든지 저렴하고 부담없이 와인을 즐길 수 있었다.
직접 밭에서 딴 딸기, 체리, 수박 등 신선한 과일들을 배부르도록 먹을수 있었으며, 한국으로부터 온 배도 들어왔었다는 항구(port)가 있어서 토요일마다 프리웨이 다리밑에서 열리는 새벽장에는 금방 잡아 올린 듯한 이름도 모르는 온갖 종류의 싱싱한 해산물들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또 예약없이 아무때나 필드에 나갈 수 있어 주말만 되면 베이에어리어에 사는 골프광들이 찾는 곳이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릴 적 도시에서만 살았기에 인심좋은 시골사람들이란 말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었는데, 6년정도 살면서 본 남가주의 도시사람들과 비교될 만큼 순박한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이곳에서 비즈니스도 열고 내 집도 장만했고, 둘째, 셋째 아이도 이곳에서 낳았으니, 정말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스탁톤이 범죄 도시 1위라는데도 이곳에 살면서 한번도 위험함을 느끼지 못했고, 차고문을 열고 하루종일 일갔다와도 없어지는 것도 하나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평온한 도시였다.
그런데 도시 사람들이 투자 목적으로 사두었던 새 집들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되면서 버려지게 되었고, 대부분의 자영업을 하던 사람들은 불경기로 인해 아메리칸 드림으로 일구었던 모든것을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게 되었다. 그러더니 작년에 드디어 스탁톤시가 파산까지 해버렸다.
이곳이 좋아 은퇴지로 정했던 많은 사람들이 요즘은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고 실제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갔다. 시에서는 많은 노력으로 적자를 메꾸고 있지만 아직도 1억 5,500만 달러에 달하는 빚이 있어 파산보호 신청까지 한 상태이다.
어서 속히 해결돼서 내가 사는 스탁톤을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던 그 시절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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