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에너지가 고맙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가수 싸이에게 건넨 말이다. 미국인이 싸이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거장 감독이 한 마디로 표현했다.
모두를 춤추고 싶게 만드는 싸이의 에너지 덕분에 침체된 미국 사회가 오랜만에 떠들썩하다. 2012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싸이와 피날레를 장식한 MC해머는 “제임스 브라운, 마이클 잭슨에 이어 내가 춤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는데, 이제 싸이가 전 세계를 춤추게 만든다”고 극찬했다.
지금 지구촌은 에너지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미국 사회는 뭔가를 하고 싶게 만드는 ‘에너자이저’가 절실하다. 모두를 춤추게 만드는 에너지, 내공이 쌓여 생성된 자신감에서 나오는 싸이같은 에너자이저가 필요한 거다. 싸이가 발산하는 기분 좋은 에너지만 에너지는 아니다.
18번째 영화 ‘피에타’로 AFI영화제를 찾은 김기덕 감독은 다작의 힘이 “자신이 성장해온 과정”에서 나왔다고 했다. 김 감독이 말한 성장과정을 담은 영화들에는 ‘분노’가 존재한다. 돈에 대한 분노, 가족에 대한 분노, 세상에 대한 분노, 사랑에 대한 분노, 이런 억눌린 분노의 감정이 김 감독의 영화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에너지로 작용한다.
미영화인조합이 수여하는 ‘비전 어워드’를 수상한 김지운 감독은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를 만드는 힘이 ‘두려움’이라고 했다. 드라마는 어떤 두려움이 발생하고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다루며 우리 삶이 달라질까 궁금해 만들었고, 공상과학은 다가오지 않은 세계 혹은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에서, 그리고 액션은 폭력에 대한 두려움, 멜로는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 에너지가 되어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람을 무언가에 몰두하게 만드는 에너지의 원천은 저마다 다르다. 그 결과 역시 다르다. 첫 미주투어로 6만 관객을 동원한 ‘빅뱅 얼라이브 콘서트’를 두고 음악매거진 ‘스핀’은 ‘K-POP Heals New-Jersey’라는 리뷰를 게재했다. 허리케인 샌디로 침울해져 있는 뉴저지를 K팝이 그들만의 폭발적인 에너지로 힐링(치유)해주었다고 흐뭇한 박수를 보냈다.
에너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의 원동력이다. 싸이와 빅뱅의 에너지, 김기덕과 김지운 감독의 에너지처럼 희극이건 비극이건 연민이건 공포이건 상관없다. 경제 불황으로 뭔가 위로 받고 싶은 사회 분위기 속에 에너지는 ‘힐링’을 준다.
추수감사절이다.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청춘, 화려한 재기를 꿈꾸는 중년, 청년처럼 살고 싶은 노년 모두 모여 서로에게 에너지가 되자.
<하은선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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