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산타 클라라시 엘 카미노 선상에 한동안 비어있던 한인이 운영 하던 그로서리 자리에 인도 그로서리가 새로 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다.
Grand Opening 배너 사인과 함께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 같다. 그런가 하면 그보다 얼마 전 역시 한인이 운영하던 한식 식당 자리가 문을 닫으면서 인도 식당으로 바뀌어 문을 열었다. 또 그보다 얼마 전 한인이 운영하던 일식 식당이 팔리면서 인도 식당으로 바뀌었다.
산타 클라라 엘 카미노 선상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허나 이게 요즈음 일만이 아니다. 꼭 언제부터라고 시작되는 날짜를 집어낼 수는 없지만 얼마인지 전에 부터 엘 카미노 선상의 어떤 가게가 문을 닫으면 새로 여는 가게는 거의가 다 인도계다. 비단 엘 카미노뿐이 아니다. 실리콘 밸리 전체가 인도의 영향권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부동산 업자들은 말한다. 새로 주택 리스팅을 받아 오픈 하우스를 하다보면 찾아오는 손님들중 인도계 비중이 엄청 커지고 있다고. 특히 학군이 좋은 지역 집을 찾는 고객들은 대부분이 인도계와 중국계가 그야말로 판을 치고 있단다.
무얼 말하나 이런 현상을...?
한마디로 그들의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숫자가 늘어가고 있는 민족에게 가게를 양도 하면 그걸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에서 제로로 가지 않을까 한다. 결국 한글 간판이 어느 가게에서 내려지면 그곳에 다시 한글 모습이 올라가는 확률은 거의 없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 하게도 엘 카미노의 많은 현존 한인 업주들이 영업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간판이 올라가는 대신 있던 간판마저 자꾸만 내려진다는 방정식으로 연결 된다는 이야기다.
참 아쉬운 전망을 예측하는 거다. 한때는 산타 클라라에 위치한 엘 카미노 리얼은 한글 간판으로 도배를 할 듯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때문에 엘 카미노 선상이 코리아 타운 명칭을 얻는 것도 시간문제로 믿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2000년도 미국 통계국 발표에 의하면 Metropolitan Area 로 구별되는 전국 195개 지역에서 The San Jose metropolitan area (Santa Clara and San Benito counties) 는 103개국 언어를 쓰고 있어 전국에서 9번째로 다국 언어를 쓰는 area 로 밝혀졌다. SF 는 5번째로 112개국 언어가 쓰이고 있다는 통계다.
산호세 지역에는 5개국 언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즉 영어, 스패니쉬, 중국,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어. 우리 한국어는 아마‘기타’로 구분되는 운명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이민 물결로 이를 만회 한다는 건 현실과 멀다. 때문에 숫자로 반영되는 정치가들의 귀와 눈에서 한인 사회는 점점 그 레이더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서 산타클라라 시의회에서 한인 타운 지정을 얻어낸다는 가능성이 점점 더 어려워질 거라는 거다. 그러니까 지금이 이를 위해 우리가 다시 한 번 시도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반면 그게 뭐 그리 중요하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법 하다. 언젠가 누가 그랬다 이곳 산호세에 멕시코 타운 이라고 지정된 거리가 있느냐고. 이건 논리에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 전체가 그야말로 멕시코 냄새로 물씬 하는데 굳이 한군데를 찍어 뭘 어쩌자는 그런 논리.
그런가 하면 우리만큼이나 미미한‘기타’가 되는 일본 사회에는 재팬타운이 있다. 허나 이들에게는 백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이 이곳에 흐르고 있다. 중국타운?
기록에 보면 두 번씩이나 커다란 화재로 타운이 사라졌다. 이 동네 극우파들의 극성의 결과다. 하지만 중국 냄새는 멕시코 못지않게 여기저기 묻어있다. 필리핀 역시 그렇고... 월남 타운도 번영하고 있다, 산호세에 시의원까지 선출하면서...
K-Town and K-Pop. 공존 하면서 같이 번영하는 좋은 파트너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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