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서창석 UC어바인 의대 해부학 교수
서창석 교수가 UCI 교정에 마련된 추모비 앞에서 기증자들의 주검이 얼마나 소중하게 다뤄지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가장 먼저 신체의 신비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더 깊은 의학지식을 쌓아갈 수 있고 의과대 신입생 때 해부학 과목이 편성돼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입니다”
UC어바인 의과대학에서 15년째 해부학을 가르치고 있는 서창석 교수의 말이다. 서 교수는 “해부학 과목을 통과하기 위해선 1,200페이지 되는 장서를 거의 암기하다시피 해야 한다”며 “이론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람의 시체를 만져보고 근육조직이 어떻게 돼 있는지, 장기의 느낌이 어떤지 직접 만지고 느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의대를 입학해 해부학을 공부하기 위해선 2인 1조로 편성돼 한 구의 주검을 1년 동안 만지고 느끼고 다뤄야 한다. 각 부위를 완전하게 살펴보고 그 부위를 철저하게 확인하는 것만이 주검을 기증한 사람에 대한 보답이라고 여긴다. 생명을 구하는 의사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다.
서 교수는 “모든 과정이 끝나면 주검을 모두 수습하고 교정에 마련된 추모비 앞에 모여 촛불을 들고 의학 선서를 한다”며 “자신을 주검을 바쳐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게 해 준 기증자들에게 감사하고 의사로서 본분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아시안 시신 기증자들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오랜 전통과 종교적인 이유가 주검을 기증하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희대 한의과를 졸업한 서창석 교수는 이집트 카이로 아자대학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뉴저지센터 바나바스 메디칼 센터에서 대학원 과정을 따로 공부했다. 그 후 사우디아라비아 왕족 주치의사로 10여년간 근무하고 지난 90년대 중반 UCI로 오게 됐다.
현재 서 교수는 한의사들을 상대로 임상해부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한국 침구회사에 의뢰한 침구가 면역기능에 어떻게 작용되는지를 함께 연구하고 있다.
<신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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