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퀸즈 플러싱 공영주차장 앞에서 손님들을 태운 버스가 카지노를 향해 떠나고 있다.
14일 오전 10시께 퀸즈 플러싱 공영주차장 앞. 한 관광사가 운영하는 커네티컷 팍스우드 버스에 60대 한인 여성 이 모씨가 올라탔다. 이씨는 1주일에 1~2번 꼴로 일명 ‘카지노 버스’에 몸을 싣는다고 했다. 카지노에 드나들기 시작한 이후로 현금을 좀 잃기는 했지만 이 씨에겐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이씨는 “버스로 데려다 주니 편하고 바람이나 쏘이러 집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수십대 타운서 출발
뷔페식에 게임머니까지 공짜
웰페어 날리고 노숙까지
팍스우드 카지노 버스를 탄 50대 남성 김모씨는 카지노행이 일종의 피서라고 말한다. 역시 한 달에 5~6차례 카지노를 찾는다는 김씨는 “여름엔 집은 너무 더운데 카지노에 가면 에어컨 설비가 잘돼 있어 시원해 자주 찾는다”며 “비용도 거의 공짜인데다 카지노 게임도 얼추 돈을 쓰면 털고 일어나기 때문에 여가로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한인 타운에서 속칭 ‘카지노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한인들의 말이다.
최근들어 퀸즈 플러싱에서 뉴욕시 일원의 카지노를 오가는 버스가 크게 늘면서 카지노를 상습적으로 찾는 한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용객들은 주로 50~60대 이상 노인들과 중년 여성들이지만 카지노 도박을 위해 일부러 카지노 버스를 타는 청ㆍ중년층 한인들도 눈에 띈다.업계에 따르면 현재 퀸즈 플러싱 공영주차장에서 팍스우드 카지노를 오가는 버스는 하루에 무려 20편. 모히간선과 얼마 전 문을 연 에퀴덕트 리조트행 버스까지 합치면 플러싱에서 떠나는 카지노 버스는 하루 30대에 이른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부분 버스는 플러싱 공영주차장 앞과 메인스트릿, 엘름허스트, 프레쉬메도우, 리틀넥, 와잇스톤 등에서 출발하는 데 카지노 버스를 운영하는 관광사들은 신규업체를 포함 5~6곳에 이른다. 이용객들이 많은 주말 등의 경우 출발지에 서너 대의 카지노 버스가 줄지어 서서 만원을 이루고 출발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플러싱에서 출발하는 버스의 대부분은 한인과 중국계 승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50인승 버스를 기준으로 하루에 수백 명의 이용객들이 카지노 버스를 이용해 카지노를 찾고 있는 셈이다.
카지노 버스들은 1인당 요금을 15~40달러선에 책정해 놓고, 카지노 뷔페 쿠폰과 20~40달러까지 게임머니 티켓을 발급해주는 식으로 사실상 공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이용객들의 경우 단순히 무료함을 달래는 여가 차원이 아니라 도박에 빠져 큰돈을 날리고 중독에 빠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팍스우드를 향하던 50대 이모씨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재미삼아 카지노에 다니던 60대 할아버지가 결국 도박에 빠져 모아놓았던 돈을 모두 날리고 뒤늦게 이혼한 경우도 봤다”고 전했다. 일부 노인들은 웰페어까지 모두 잃고 노숙생활을 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도박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할 경우가 큰 문제를 불러온다고 입을 모은다. 가정문제연구소의 레지나 김 소장은 “일시적인 스트레스 해소나 무료함을 달래는 차원을 넘어 도박 중독에 빠질 경우 가정폭력이나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같은 문제는 커뮤니티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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