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곁에 두고 딴짓
▶ 마주 보는 눈빛 실종
스마트폰 일상화는 삼삼오오 모이는 한인들의 만남도 바꿨다. 10대부터 70대까지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여도 ‘나 홀로족’을 자처할 때가 많다. 사람을 앞에 놓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다보니 ‘에티켓’ 문제가 불거진 지 오래다.
최선희(25)씨는 친구들과 카페나 식당에 가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테이블 한쪽에 쌓아둔다. 친구들은 쌓아놓은 스마트폰을 모임이 끝날 때까지 만질 수 없다. 최씨는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당연한 예절이었는데 어느 순간 각자 스마트폰에만 매달렸다”며 “서로 감정을 상하지 않기 위해 에티켓 규칙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지인이 못마땅하다.
직장인 황 모씨(49)는 얼마 전 후배에게 예의를 지키라는 쓴 소리를 했다. 모처럼 대화를 나누고자 식사를 했지만 지인은 면전에서 계속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만 사용하더라는 것이다. 황씨는 “후배가 대화도중 메시지 알림 소리만 들리면 바로 말을 끊더라”며 “정작 사람을 앞에 놓고 다른 사람의 연락만(?) 기다리는 듯한 모습에 화가 났다”고 전했다.
카카오톡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스마트폰을 통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이 사람들 간 소통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왔지만 ‘소통과 공감’ 효과에 대해 회의적 반응도 나온다.특히 실시간 메시지 어플리케이션(앱)과 SNS를 통한 소통이 사회적 공감 또는 유대란 외연을 확장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소통을 “피상적이고 즉흥적”이라고 진단에 동의한다. 전 세계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지만 진득한 ‘감성교류’는 메말라 간다는 의견도 많다.
최정순(43)씨는 스마트폰 사용 이후 친구들과 문자로만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못마땅하다. 최씨는 “문자는 편하지만 통화하는 횟수가 줄었다”며 “목소리를 들으면 진심이 느껴지고 정감이 있는데 반복되는 채팅은 삭막하고 거리감만 느껴진다”고 말했다.정보통신 분야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정보의 교류에 빠지지 말고 감성의 교류를 중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사람끼리 얼굴을 마주할 시간에도 스마트폰에 빠지면 상대방에게 그 상황을 피하고 싶다는 의사표현으로 비칠 수 있다”며 “감정을 나누고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소통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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